아이들이 행복한 학교를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를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양길주 칼럼니스트

영국에 교육 명문 ‘이튼 칼리지(Eton College)’가 있다. 1440년 헨리 6세가 세운 남자 중고등학교다. 영국의 저명인사들을 가장 많이 배출한 학교다. 총리만도 19명이다. 이 학교 학생들은 1, 2차 세계대전 때 2000명이나 전사했다. 학교 교정에 세워진 기념비에는 전교생의 70%나 참전해 전사했다는 기록도 있다.

그런 용기와 실천의 동인(動因)은 무엇일까? 전통으로 내려온다는 이튼 칼리지의 교훈이다. “남의 약점을 이용하지 마라. 비굴한 사람이 되지 마라. 약자를 깔보지 마라. 항상 상대방을 배려하라. 잘난 체하지 마라. 공적인 일에는 용기 있게 나서라.” 이와 더불어 ‘약자를 위해, 시민을 위해, 나라를 위해’라는 행동 요목도 강조한다. 이런 교육이 유구한 역사를 관통하며 이어지고 있으니 영국의 민주주의가 퇴색되지 않고 빛나는 것이다.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일류 학교, 인기 학과에만 들어가면 성공한 교육으로 치부된다. 이렇게 길러진 학생들이 과연 자라서 약자를 위하고, 시민을 위하고, 나라를 위할까? 우리의 교육의 실체는 ‘이튼 칼리지’와는 정반대다. ‘남의 약점을 최대한 이용하라. 비굴하더라도 승자가 되라. 약자를 딛고 서라. 상대를 압도하라. 패배나 잘못을 인정하지 마라. 공적인 일보다 나를 우선하라.’ 거기다 이론 중심의 교육으로 학생들을 책상머리에 붙들어 놓는다.

이튼 칼리지는 체육 과목을 중히 여긴다. 하루에 한 번은 축구를 해야 한다. 경기를 통해 강한 도전 의식과 페어플레이 정신을 기른다. 우리의 학교 현실에서는 꿈같은 이야기다. 우리는 오직 학력이다. 학원을 전전하며 자신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인간을 기르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런 학생들이 지금 우리 사회의 삶의 현장으로 배출된다. 사회 주요 조직이나 정치리더로 발탁되어 우리 사회를 좌지우지한다.

국가 사회의 리더십은 교육에서 길러진다. 리더십은 국가 사회를 변모시킨다. 청렴한 리더십은 청렴한 사회로, 사악한 리더십은 사악한 사회로. 지금 우리 사회의 사회상은 어떠한가? 사악한 사회라면 그 원인은 무엇에서 비롯되었을까?

주변 정세는 살벌하다. 우리도 핵을 가진 적과 대치중이다. 똘똘 뭉쳐서 대응해도 어려운 시대 상황이다. 그런데도 우리 정치판은 정부 기능을 마비시키려는 듯 의도적인 싸움질이다. 국민까지 가세하고, 심지어는 어린 학생들까지 진영 싸움에 끌어들인다. 왜 투쟁하는지, 누구를 위한 투쟁인지도 모른 채. 사회적 양식이나 지성은 이미 사라진 정치적 암흑기다. 그래도 교육만은 국민적 보호를 받아야 한다. 국권을 잃은 암담한 시대에도 올곧은 교육 정신만은 살아있었다. 그 정신이 광복을 이끌며 국권을 회복하고, 오늘의 번영을 이끌었다.

지금의 교육 현장은 어떤가? 정치판과 마찬가지로 이념의 대결장이 되고 있다. 학교는 학생의 성장과 발전이라는 교육의 본질에 충실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학생 모두가 행복한 가운데 보다 성숙하고 유능한 인재로 성장할 수 있다. 행복을 아는 아이가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간다. 학교 교육 정상화를 위한 국민적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본란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