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관광, 더 늦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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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세린, 제주한라대학교 호텔외식경영학과 교수/ 논설위원

제주에서 생활하다 보니 제주에 관한 글이 유독 눈에 띄는 것은 어쩔 수 없나 보다. 이달 초 ‘제주관광 성적이 괜찮다’는 헤드라인의 기사를 본 적 있다. 이렇게 머리기사를 뽑은 논리는 지난해 제주의 관광수입(6조3402억원)이 코로나 이전인 2018년의 관광수입(6조8000억원)의 수준으로 상승한 데에 있었다. 관광수입 증가의 이유로는 백신 보급과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등에 따른 제주에 입도하는 내국인 관광객 수의 증가를 꼽았다. 해당 기사는 제주관광이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는 결론으로 상당히 긍정적인 어조의 기사였다.

하지만, 그럴듯하게 말하자면 현상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도록 상당 기간 훈련을 거친 필자에게, 보다 직설적으로는 의심 직업병(?)이 있는 필자에게 있어 해당 인과관계와 결론은 그리 타당성 있게 들리지 않았다.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내국인 관광객 증가 이외에 혹시 입도한 내국인 관광객의 지출증대로 인해 관광수입이 증가한 것은 아니었을까. 그렇다면 갑자기 관광객들 씀씀이가 커진 이유는 무엇일까. 자의였을까 타의였을까. 내국인 관광객들에게 있어 제주관광 지출에 비추어 볼 때 반대급부로 제공받은 관광서비스 품질은 과연 만족스러웠을까. 만족해야 재방문하고 주위 사람들에게 구전(word of mouth; WOM)하며 추천도 할 테니 말이다. 그제야 비로소 제주관광은 회복기에 들어설 수 있을 것이다.

의문도 잠시, 여느 때처럼 바쁜 일상으로 잊고 지내다 간만에 관련 기사들을 다시 접했다. 이번에는 ‘제주관광 대신 차라리 일본 및 동남아로 간다’는 내용이었다. 요지는 코로나 팬데믹 기간 입도한 내국인 관광객들이 비합리적으로 높은 제주 관광 물가와 경험한 불친절 및 바가지 등으로 제주관광에 불만족했다는 것이다. 결국, 내국인 관광객의 증가한 지출에 비해 그들이 경험한 제주관광의 매력은 기대 이하였다는 이야기다.

엔데믹으로 그간 자제해온 해외여행에 눈을 돌리는 관광소비자와 엔화약세로 인해 당분간 제주관광의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혹여나 그렇다면 이제 엔데믹 시대이니 실망한 내국인 관광객들 대신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면 되지 않겠냐 한다면 이는 안일한 발상이다. 내국인 관광객의 제주관광 경험에 대한 입소문과 리뷰는 플랫폼을 타고 국경을 넘고 언어의 장벽을 넘어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된다.

더불어 제주관광은 교통혼잡, 환경오염 등 오버투어리즘으로 오랜 몸살을 앓아 왔다. 특히, 제주관광은 계절성(seasonality)이 없는 탓에 쉬며 회복할 겨를이 없다. 이로 인한 사회적 비용도 걱정이지만, 근본적으로는 우리의 제주가 관광지로서의 매력을 잃을까 우려된다.

제주관광은 제주 경제의 젖줄이다. 한국은행 보도참고자료(2022년 5월 18일)에 따르면, 제주 관광사업체는 제주지역사업체의 40.8%를 차지하며, 제주지역 전체 종사자 중 관광산업 종사자는 전체의 35.1%를 차지한다. 또, 제주의 관광수입은 제주지역 총 산출액의 20.1%의 규모로 연관산업 유발효과를 가져오며 명실상부한 지역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해나가고 있다. 따라서 이대로 젖줄이 마르게 두면 안 된다. 이제라도 제주를 방문한 내국인 관광객에게 진정성 있는 서비스와 합리적인 관광 물가로 환대하여 그들의 마음을 먼저 얻어야 한다. 그래서 우리 제주를 다시 찾고픈 매력 있는 관광목적지로 만들어야 한다.
 

※본란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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