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맥상 보인 가공용 감귤 수매, 대책 있나
난맥상 보인 가공용 감귤 수매, 대책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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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공용 감귤 수매에 대한 농가의 한숨이 커지고 있다. 수매 현장에선 감귤을 가득 실은 차량들로 장사진을 연출하고 있고, 순번을 놓치지 않기 위해 차량 노숙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게다가 순번에서 밀린 농가들은 다른 수매 현장을 찾아다니느라 동분서주하는 등 고충이 이만저만 아니다. 제주도가 올해산 비상품에 대해선 가공용 수매를 통해 처리하겠다고 밝힌 단계부터 충분히 예상했던 문제지만, 상황이 심각하다.

농가들이 가공용 판매를 위해 장시간 대기하는 사태를 피하고자 예약제를 도입한 곳도 있지만, 이 또한 소용이 없다고 한다. 가공공장의 입고 물량이 찼다며 수매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사전 준비가 미흡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제주도와 제주도개발공사가 가공용 수매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 주말에도 가공공장을 가동키로 했다고 밝히고 있지만, 수매 정체 현상을 해소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당국은 민원이 커지기 전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가공용을 판매하기 위해 현장을 찾는 농가들은 그래도 노동력과 운반 수단에 있는 이들이다. 고령 농가에선 아예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인건비는 크게 오르고, 일손을 구하지 못해 숨이 찰 지경이다. 당국이 이 같은 농가의 부담을 외면하는 것 같아 참으로 실망스럽다.

가공용 수매 현장에선 지난 4년간 시행했던 자가 농장 격리 중심인 ‘산지 폐기’를 올해는 왜 하지 않는지 모르겠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아마도 많은 농가가 이제 동조하리라 본다. 극조생에 이은 조생 감귤 수확이 본격화하면 가공용 판매 대란은 불을 보듯 뻔하다. 상황을 지켜보다가 그때 가서 대처하겠다는 안이한 생각은 지금 단계에서 접어야 한다.

제주도의회는 농가의 목소리를 제주도에 제대로 전달해야 한다. 앞서 농수축경제위원회가 지난달 24일 제주시를 상대로 한 행정사무감사에서도 가공용 감귤 수매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지만, 어찌 요지부동이다. 제주도가 현장의 상황을 제대로 인식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자세를 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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