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와 대화할 시간도 없이 무엇이 그리 바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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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미, 제주대학교 교수 실버케어복지학과/ 논설위원

하루 24시간 중 자녀와 대화 시간은 얼마나 될까?

우리는 삶 속에서 다양한 생활 사건들에 부딪히고 있다. 이 일들을 시간의 관점에서 어떤 식으로 해나가고 있느냐에 따라 두 가지 관점에서 4영역으로 나뉠 수 있다.

구분의 관점은 첫째, 중요한 일인가 중요하지 않는 일인가, 둘째, 긴급한지 긴급하지 않은지에 따라 나뉜다.

여기서 나와 우리 모두의 행복에 도움이 되는 일은 중요한 일이고,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은 중요하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시간적으로 마감이 임박한 경우 긴급하다고 볼 수 있고 아직 여유가 남아있는 경우 긴급하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첫 번째 영역은 시간적으로 긴급하고도 중요한 일에 속하는 것으로, 응급환자 이송, 사고처리, 자녀 가출신고, 화재진압, 천재지변 등을 들 수 있다.

두 번째 영역은 시간적으로는 긴급하지 않지만 중요한 일에 속하는 것으로, 독서, 봉사활동, 가족 간의 대화, 자녀교육, 효도, 운동, 공부, 노후대비, 휴식, 자기개발 등이 있다.

세 번째 영역은 시간적으로는 긴급하지만 중요하지 않은 일에 속하는 것으로, 070광고전화, 불구경, 싸움구경, 남의 집 가정사 간섭, 뒤 담화, 인기위주 활동이 여기에 속한다.

네 번째 영역은 시간적으로 긴급하지 않고 중요하지도 않은 일에 속하는 것으로, 수다, 도박, 인터넷 서핑, 게임, 공상, 망상, 남 흉보기, 소문내기, 싸움 등이 있다. 나는 평상시 어느 쪽에 시간을 많이 쓰고 사는지 살펴보자.

1번 칸은 긴급하고 중요하기 때문에 필수적인 일이다. 굉장한 집중력을 요하며 실수 없이 잘 처리해야 하는 일이다. 그래서 1번 칸은 20% 이하의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20%가 넘으면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

3번 칸은 긴급하지만 중요하지 않는 일들로서, 시간을 쓰면 쓸수록 스트레스가 된다. 급하게 여기저기 쫓아다니며 일처리는 했지만 사실은 나에게 남는 것이 없는 일, 의미 없는 일들이 대부분이다.

특히 여기에 속하는 일들 중에는 인기 위주의 활동이 많다. 굳이 내가 가지 않아도 되는 남의 애경사(哀慶事), 우리 집 지붕에 물이 새는데 남의 집 담 고쳐주는 격이다. 정작 나에게 중요한 일은 하지 않으면서 항상 바쁘다. 늘 바쁘게 뛰어다니지만 사실 실속이라곤 하나도 없다. 이는 자신이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데 도움이 안 된다.

4번 칸은 긴급하지도 중요하지 않은 일 즉, 시간낭비이다.

마지막으로 2번 칸은 예방과 충전의 시간이다. 긴급하고 중요한 일(1번칸)에 쏟는 시간이 많아지는 이유가 무엇일까. 바로 긴급하지 않지만 중요한 일(2번칸)을 미리미리 해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2번 칸은 70~80% 이상의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2번 칸 일을 미루면 1번 칸 일이 되면서 스트레스로 이어진다. 평소 자녀와 자주 대화를 나누고 가족관계가 좋으면 자식이 사고칠 일이 있을까? 이것이 2번 칸에 시간을 쓰는 것이다. 2번 칸에 시간을 쓰지 않는다면 아이의 사고를 수습하느라 여기저기 바쁘게 뛰어다닐 것이다. 이것이 1번 칸이다.

친구와 수다 떨고, 술 마시는 시간과 자녀와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비교해보자. 어느 쪽에 더 많은 시간을 쓰고 있을까? 예방하고 충전하는 2번 칸에 시간을 써야 한다.



※본란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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