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불인견(目不忍見)이 따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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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종 서귀포지사장 겸 논설위원

명(明)나라 주국정(朱國禎)의 필기인 ‘용당소품(涌幢小品)’의 단대기(丹臺記)에 목불인견(目不忍見)이라는 사자성어가 나온다. “데려가 지옥을 보게 하니 광경이 참혹하여 눈뜨고 차마 볼 수 없어 서둘러 달아났다(又導觀諸獄 景象甚慘 目不忍視 狼狽而走).”는 구절이다.

여기서 목불인견은 눈 뜨고 차마 볼 수 없는 비참한 상황,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참혹한 광경을 뜻한다.

▲이와 함께 목불인견은 ‘하도 어이가 없어 참고 볼 수 없을 정도의 어처구니없는 모습이나 꼴불견’을 표현할 때도 자주 사용된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자서전 ‘운명’에서 참여정부 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검사들의 태도와 관련, “목불인견이었다”고 회고한 것은 위와 같은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태원 참사로 꽃다운 젊은이 등 157명이 목숨을 잃어 전 국민이 충격과 슬픔에 빠져 있다. 경찰의 보고체계 및 일선 경찰서와 자치단체 등의 사고 예방 태세에 총체적 난맥상이 드러나면서 국가의 존재 이유에 의문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윤희근 경찰청장 등 국민 안전을 책임지는 지도부가 윤석열 대통령보다 참사 보고를 늦게 받았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또한 현장 책임자인 용산경찰서장의 초동 대응 부실, 용산구청장의 안일한 대처, 참사 당일 서울경찰청 상황관리관의 업무 태만은 국민들을 분기탱천하게 만들었다.

▲목불인견은 이뿐만이 아니다. 야당 의원 중에는 ‘마약과의 전쟁’이 이태원 참사의 원인인양 호도하는가 하면 신군부의 광주 양민 학살을 빗대며 “윤석열 정부는 이태원에서 젊은이들을 사지에 좁은 골목으로 몰아넣고 떼죽음을 당하게 만들었다”고 주장을 펴기도 했다.

반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야당의원을 상대로 ‘직업적인 음모론자’라고 비난해 논란을 자초했고,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8일 국회 운영위의 대통령실 국감에서 이태원 참사 관련 질의 도중 ‘웃기고 있네’라고 메모했다가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태원 참사의 원인을 확실하게 규명하고 책임도 철저히 물어야 하겠지만 여야 모두 무책임한 정치공방은 자제했으면 싶다.

그렇잖아도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에 국민들의 시름이 깊은데 이태원 참사까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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