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의 편의성을 높이는 공공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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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석, 제주대학교 경영정보학과 교수/논설위원

미국에서는 허리케인이 불어 집이 날아가 버리는 일이 많다. 영국인은 미국인들이 아기 돼지 삼형제처럼 왜 돌로 튼튼하게 짓지 않고 나무로 짓는지 도통 이해가 안 된다고 말한다. 콘크리트보다 목재가 훨씬 싼 미국에서는 목재가 선호된다. 나무로 지은 미국 집에서 욕조 밖으로 물이 넘치면 대형 사고다. 욕실 밖으로 물이 넘치는 것을 막으려면 샤워 커튼을 꼭 써야 한다. 콘크리트로 지은 한국아파트는 욕실 바닥의 배수구로 물을 보낸다. 자연환경과 문화의 영향을 받아서 동양과 서양의 건물은 차이가 있다. 공공건물은 많은 사람이 이용하기에 편의성을 높이는 설계가 중요하다. 공공건물은 다른 나라의 건물에서 좋은 점을 받아들여 사용자의 편의성을 높여야 한다.

서양의 성당은 마을 광장 한복판에 위치한다. 성당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바로 성당 내부를 볼 수 있다. 성당처럼 미국의 공공건물은 도로 곁에 현관문을 둔다. 미국은 법정 드라마에 나오듯이 법정 문을 열면 바로 도로와 연결되는 건물 구조를 갖는다. 미국의 초중등 학교는 정문 가까이에 건물의 현관문을 둔다. 미국의 학교는 교실이 정문과 가깝다. 미국의 집은 담벼락이 없거나 낮게 둘러져 있어 상당히 개방적인 구조다. 미국의 국방부 청사는 건물 모양이 오각형으로 생겨서 펜타곤으로 불린다. 펜타곤은 가운데에 있는 마당을 건물이 둘러싸고 있다. 건물 자체가 외부를 차단하는 담벼락 기능을 수행한다. 미국의 집은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해 수영장을 집 뒤로 숨긴다. 수영장이 없더라도 자기만의 정원을 갖고 싶어 하는 미국인은 마당을 도로에서 안 보이도록 집 뒤로 숨긴다. 편의성과 사생활 보호를 중시여기는 미국의 건물은 도로변과 가까운 곳에 현관문을 둔다.

남향집을 선호하는 우리나라는 도로 입구에 대문을 놓고 마당 건너 집을 앉힌다. 우리는 북향집인 경우에도 도로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집을 앉힌다. 우리나라의 절은 사천왕문을 통과하고 한참을 걸어가면 대웅전에 이른다. 우리나라의 학교는 정문을 통과하고 운동장을 지나야 교실에 도착한다. 대학생들이 이용하는 도서관은 정문 가까이 있지 않고 멀리 떨어져 있다. 우리나라의 초중고 대학교에서는 매일 수많은 학생이 정문을 지나 한참을 걸어 교실에 다다른다. 우리나라의 집은 한자 회(回)처럼 집 주위로 울타리가 쳐져 있는 구조이다. 경복궁의 근정전은 경복궁 한가운데 있고, 광화문은 저만치 떨어져 있다. 우리나라 대학교의 본관은 캠퍼스 정중앙에 있거나 학교에서 가장 깊숙한 곳에 있다. 비탈길에 세워진 대학교는 십중팔구 가장 높은 곳에 본관이 있다. 우리나라의 관청 건물은 청사부지 가운데에 있거나 맨 안쪽에 놓여 있다. 우리나라 공공건물의 사무실은 정문에서 멀다. 건물의 현관문을 도로와 가까운 곳에 두는 설계가 절실하다.

외국 식당에서 MILK를 ‘밀크’라고 말하면 외국인이 못 알아듣지만 ‘미역’이라 말하면 알아듣는다. 한글은 자음과 모음을 한데 합쳐 글자를 만든다. 한글은 원고지 네모 칸에 맞춰 글을 쓴다. 영어는 알파벳 글자를 하나씩 옆으로 늘여 쓴다. 영어는 줄에 맞춰 글을 쓴다. 동양은 원고지 네모 칸처럼 건물마다 지번을 부여한다. 미국의 건물은 한자 전(田)처럼 도로에 맞춰 건물을 앉힌다. 우리나라의 집들이 도로에서 떨어진 것과 반대로 미국 집들은 도로변에 가깝게 붙어 있다. 시민들이 이용하기 편리한 공공건물의 디자인이 강구되어야 한다.





※본란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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