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임진각 탐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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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허자, 광주대각사 주지·제주퇴허자명상원장

우리나라 최전방 파주 문산의 임진각을 방문했다. 여기 저기 ‘지뢰밭’이라 써 놓은 문구가 이곳이 말로만 듣던 비무장지대(DMZ)임을 알 수 있었다. 남북을 가로지르는 비무장지대에는 이름 모를 새들이 자유롭게 날고 있었다. 나무들은 겨울채비를 준비하느라 황갈색 외투를 맞춰 입었고 바람은 가을 내음을 담뿍 담고 옷깃을 스쳤다. 곤돌라가 강 하나 사이를 두고 오가고 있어 한 발자국이라도 가까이 다가가고 싶어서 곤돌라를 타고 넘어갔다. 하늘도 푸르고 강도 푸른데 철조망이 검은 빛으로 가로막고 있었다. 어언 72년의 세월이 흘러 철조망도 통일도 녹슬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왜 우리는 둘로 갈라져 있을까? 민주 공산의 양대 이데올로기가 항차 뭐라고 내 나라 내 땅을 둘로 갈라놓는 모습을 지켜봐야만 했을까? 단순히 힘이 없어 그랬노라고 핑계를 삼기에는 우리는 너무 무책임한 주장일 뿐이다.

통일이 민족의 염원이라는 데 나는 선뜻 동의할 수가 없다. 이제 우리의 소원이 통일이라고 통일을 ‘희망사항’ 쯤으로 여기지 말고 통독(統獨)의 사례를 벤치마킹해 우선 서신교환과 상호방문을 적극 도입해야 한다. 오고가다 보면 길은 열리고 통일의 열매는 열릴 것이기 때문이다. 독일은 통독을 위해 전 국민들이 하나의 게르만민족임을 인식하고 우선 상호방문과 서신왕래를 적극 실행했다. 민족이 하나인 것은 통일을 완성하는데 기둥과 들보임을 통독을 보면서 우리가 이미 실감했었다. 통일은 둘이 하나가 되는 것이지만 본래 하나였던 자리로 돌아가는 것이 바로 통일이다.

우리 역시 단군을 시조로 동일한 언어문자를 쓰고 있는 한겨레요, 한 민족, 한 핏줄이다. 한때 개성공단을 설치하고 금강산관광과 이산가족의 만남까지 이룩했던 우리가 아니었든가. 다시 시작해도 늦지 않는다. 그리고 통일을 위해서 북한을 돕기 위한 통일세를 신설해 통일기본자금을 국민적 차원에서 모금도 해야 한다. 어찌 통일이 거저 되겠는가. 통일로 가는 길은 전적으로 남북한 우리 국민이 앞장서야 하고 모든 의사결정도 외세에 의존하지 말고 온전히 우리의 힘으로 감당해야 한다.

한국전쟁을 계기로 우리가 미연합군의 도움과 지원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언제까지 우리가 미국에 의존만 하며 살 것인가. 불난 집에 소방차가 와서 불을 다 껐으면 소방차는 돌려보내야 한다. 미군철수가 빠른 시일 내에 이뤄지는 것이 국가안위에 위험이 따른다면 서서히 점진적인 플랜을 세워 실행하면 된다. 우리의 경제와 국방력은 이제 세계 10위권 안에 든다. 또 다른 이유를 들어 더 이상 미군철수를 미루는 것은 G8. 대한민국의 국격을 스스로 떨어뜨리는 것 외 다름 아니다. 우리 애국가에도 있듯이 ‘대한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임을 잊지 말자.

과거 역사가 증명하듯 우리는 그동안 580여회의 외세침입을 받아왔지만 이처럼 굳건히 대한민국을 지켜왔다. 이제 남은 것은 남북한 평화통일이다. 통일만큼은 어디까지나 우리민족의 자주정신으로 이룩해야 한다. 그리고 후손들에게 자랑스럽게 물려줄 것은 통일된 대한민국이다. 하늘 멀리 기러기들이 북쪽을 향해 날아가는 것을 지켜보며 임진각에서 통일을 기원해 본다.





※본란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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