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질환과 패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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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조, 제주숲치유연구센터대표·산림치유지도사/ 논설위원

모든 물질은 움직인다. 입자와 파동의 끊임없는 작용이다. 에너지 힘이 있음이다. 물질끼리 서로 주고받으며 공명한다. 이렇듯 힘의 작용은 변화를 뜻한다. 어떤 형태로든 시간과 함께 바뀐다. 생물이든 무생물이든 그렇다.

힘의 작용은 변화무쌍하다. 천차만별이다. 어디에서 어떻게 응축하고 있는지 알아내는 것 또한 어렵다.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힘은 더욱 그렇다. 평상시에는 아무런 영향을 느끼지 못한다. 그렇다가 어떤 힘을 받으면 커진다. 인간사회에서 벌어지는 힘도 마찬가지다. 그렇게 발생한 힘은 크든 작든 일정한 패턴에 따라 커지고 소멸한다.

그 과정을 4단계로 구분하기도 한다. 힘의 발생과 평형, 팽창, 임계상태, 격변이 그것이다. <우발과 패턴>에서 마크 뷰캐넌이 제시한 패턴이다. 이를 보면 그 첫 번째 단계는 우연에 의한 발생과 평형이다. 자연적 힘에 의한 발생은 우연에 기인한다. 그렇게 발생한 힘은 초기에는 안정적 균형을 유지한다. 평형 상태를 이어간다.

그렇지만 힘은 끊임없이 작용한다. 계속 가해지는 힘은 시간이 지나면서 평형을 넘어 팽창한다. 힘의 축적이다. 마치 풍선이 부풀어 오르는 것처럼 말이다. 바람이라는 힘이 풍선을 더욱 부풀리며 팽창시킨다. 그리고 더는 팽창할 수 없는 한계에 이른다. 터지기 일보 직전이다.

아주 작은 힘의 작용만으로도 대혼란이 일어나는 단계다. 임계상태다. 어릴 적 모래더미 쌓기 놀이를 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모래 알갱이가 하나씩 모여 모래더미가 된다. 거대한 모래성으로 커간다. 그리고 임계상태에 이른다. 작은 모래 알갱이 하나의 힘만으로도 모래성이 무너질 정도다.

마침내 모래 알갱이 하나가 모래성 위로 뚝 떨어진다. 그 순간 모래성은 주르륵 무너지면서 격변을 일으킨다. 대혼란이다. 무질서 혼돈 상태다. 대혼란은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낳는다. 역사적 대사건으로 남는다.

주식시장도 마찬가지다. 수많은 투자자가 모여 각자의 판단에 따라 결정하는 의사결정의 집합체다. 의사결정에는 다양한 심리작용도 포함한다. 그렇게 결정된 시장은 처음에는 오랜 평형 상태를 유지한다. 조용하다. 그러다 조금씩 강한 힘이 작용하면서 변화가 일어난다.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서 시장의 정보와 판단 등에 힘입어 상승하고 상승한다. 팽창하기 시작한다. 팽창은 더 큰 팽창을 형성하면서 임계상태에 이른다. 그리고 어느 순간 작은 악재 하나에도 폭락하는 격변을 겪는다. 투자자들의 눈물을 빨아들이며 하락을 거듭한다.

사람마다 겪는 만성질환도 이와 유사하다. 한 사람의 생활습관과 함께 만성질환은 조용히 찾아온다. 평형 기간은 길다. 물론 어릴 때부터 불규칙한 생활이 이어진다면 평형은 팽창으로 빠르게 이어질 수도 있다.

몸 자체는 스스로 알아서 회복하려고 애를 쓴다. 각각의 기관들은 나름대로 부단히 노력한다. 그러함에도 주인은 이에 아랑곳없이 계속 몸을 혹사한다. 결국은 회복능력을 벗어난 임계상태에 이른다. 마침내 암세포로 발전하거나 혈관계에 문제가 생긴다. 그때야 병원을 찾고 건강을 챙기려 애쓴다. 이미 임계상태를 벗어나 격변의 상태에 진입했을 때다.

이때는 전문의나 약물 등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자생력으로는 회복이 어렵기 때문이다. 정상 회복 과정에서도 엄청난 후유증이 따른다. 회복하지 못하면 자연 속으로 사라진다. 물리적 힘의 이론을 통해 만성질환의 패턴을 읽을 수 있다. 그만큼 예방적 건강관리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본란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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