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바다서 열대 경산호 확산...연산호 밀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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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연합, 2022년 제주바다 산호 서식지 모니터링 결과 발표
빛단풍돌산호(사진 아래쪽)가 제주 바다에서 서식하는 고유종인 둥근컵산호의 군체를 덮어버린 모습. [사진제공 녹색연합]
빛단풍돌산호(사진 아래쪽)가 제주 바다에서 서식하는 고유종인 둥근컵산호의 군체를 덮어버린 모습. [사진제공 녹색연합]

열대와 아열대 바다에 주로 서식하는 경산호가 제주 앞바다에서 빠르게 확산되면서 연산호를 밀어내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녹색연합이 22일 발표한 2022년 제주바다 산호 서식지 모니터링 결과를 보면 서귀포 남부 해역인 섶섬, 문섬, 범섬 일대에서 열대·아열대 경산호인 ‘빛단풍돌산호’ 서식지가 대규모로 확산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빛단풍돌산호는 넓고 평평한 모양의 녹색의 산호로 열대·아열대 해역인 사모아나 호주 북동부 해안에 주로 분포하며 최근 제주 바다에서도 자주 목격되고 있다.

녹색연합에 따르면 이 빛단풍돌산호가 수심 10m 해역에서는 갈조류인 감태의 뿌리를 완전히 덮어 생장을 방해하고 있고, 수심 20m 해역에서는 큰수지맨드라미 등 바다맨드라미류와 꽃총산호, 둥근컵산호 등 부채산호류의 서식지를 석회질의 군체로 덮으면서 서식지를 확장하고 있다.

녹색연합은 또 서귀포 문섬과 범섬, 법환마을 앞 산호정원 등에서 난대성 해양생물 지표종인 담홍말미잘이 꽃총산호, 둥근컵산호, 해송, 빨강별총산호 등에 부착해 성장을 방해하는 현상을 확인했다.

녹색연합은 경산호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연산호와의 서식지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조만간 제주 앞바다 연산호 생태계가 열대·아열대 경산호 생태계로 바뀔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처럼 경산호가 서식지를 빠르게 확산하는 이유로는 기후변화로 인해 바닷물이 따뜻해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2010년 8월 평균 24도 수준이던 제주도 앞바다 표층수온은 올해 평균 26~28도로 크게 올랐고 마라도와 서귀포 앞바다의 경우 지난 8월 표층수온이 30도까지 상승했다.

녹색연합 관계자는 “제주 바다 수온 상승이 지속되면 열대·아열대 경산호 서식지 확산이 가속화될 것”이라며 “정부는 열대·아열대 산호류를 기후변화 국가 생물지표종 목록에 포함시키고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연구를 통해 제주바다 해양생태계 변화에 의한 영향과 그 대안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섶섬과 문섬, 범섬 등 서귀포 해역과 형제섬 일대의 송악산 해역은 다양한 연산호가 군락을 이뤄 서식하고 있는 지역으로 2004년 천연기념물 제442호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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