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서전과 유언장을 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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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흥식 수필가

자서전은 나만의 인생을 담은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책이다. 자서전 전문가는 자서전은 거창하고 어려운 것이 아니라 자신을 돌아보고 정체성을 발견하려는 사람이면 누구나 쓸 수 있다고 말했다. 자서전을 쓸 때 글쓰기로 접근하지 말고 과거를 회상하는 마음으로 접근해야 한다. 과거를 기억해내려면 먼저 얘깃거리가 되는 자료를 모아야 한다. 일기, 편지, 사진을 활용하거나 연관된 장소를 찾아가 보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내 마음에 뭔가 떠올랐다면 수필 형식으로 써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나의 출생, 친구, 가정환경, 일, 취미와 특기, 실패담과 성공담, 가족이야기 등을 써 내려간다. 서술하는 방식은 세월에 따라 순서대로 쓰는 방법과 사건별로 정리해도 되지만 두 가지 방법을 병행해도 좋다. 자서전 앞에 머리말과 소감을 쓴다면 더 좋을 것이다. 혼자만 간직하기 아까운 내 인생 이야기는 인생의 중요 순간들인 사진, 글, 동영상 등의 자료를 활용해서 제작하면 될 것이다. 왠지 혼자서 막연하다면 전문 업체의 도움을 받는다면 좋을 것이다.

마무리에는 언젠가 다가올 세상과의 이별에 대비해 남겨진 가족, 친구 등 지인들에게 남기고 싶은 여러 가지 사항을 노트에 기록해서 떠나기 전 가족들에게 전달하면 훌륭한 자서전이 될 것이다. ‘사랑하는 나의 가족에게’라는 제목으로 기록해서 형식에 따라 글과 사진을 쓰고 붙이면 되기 때문에 직접 자서전을 쓰기 어려운 어르신에게는 도움이 될 것이다.

웰다잉 문화연구소에서는 너무 감상에 젖지 말고 차분히 어린 시절, 청년기, 결혼, 첫아이 출생, 노년기 등을 뒤돌아보며 즐겁고 의미 있었던 일들, 세상에 남기고 싶은 말 등을 편안하게 쓰라고 했다. 조지오웰은 “자서전은 수치스러운 점을 밝힐 때만이 신뢰를 얻는다. 스스로 칭찬하는 사람은 십중팔구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은 가족에게는 임종의 방식, 장례식의 규모와 절차, 재산 정보, 유산 상속을 정확히 적어 둬야 혼란을 주지 않게 된다. 컴퓨터의 이메일을 사용한다면 아이디와 비밀번호도 기록하는 게 좋다. 재산정보는 신분증, 도장, 현금, 신용카드, 연금, 부동산 권리증서, 채무관련증서, 세금영수증, 자동차 등록증 등의 보관 장소를 기록한다. 은행예금이나 보험, 증권의 계좌번호와 비밀번호, 주식과 채권 목록도 빠뜨리지 말아야 한다.

특히 유언장의 유산상속은 분쟁이나 갈등 등 사후 발생할 수 있는 혼란을 막기 위해 법적효력을 갖춰야 한다. 법적으로 유효한 유언은 자필증서, 녹음, 공정증서, 비밀증서, 구수증서 등이다. 가장 많이 이용되는 자필증서 유언이 법적 효력을 가지려면 민법이 정한 유언장 작성 요건에 맞춰 쓰고 공증을 받아야 한다. 반드시 자필로 쓴 뒤 작성연월일, 주소, 이름을 적고 도장까지 찍어야 한다. 이 중 어느 하나라도 빠지면 법률적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웰다잉 전문가들이 특히 강조하는 것은 용서와 화해이다. 과거 심한 다툼과 미움으로 인연을 끊고 있는 친구나 가족이 있다면 먼저 다가가 용서와 화해를 통해 관계를 재정립해야 한다. 가슴에 맺힌 한과 응어리를 안고 사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이다. 추억 속 친구나 멀리 있어 자주 볼 수 없었던 친지들을 찾아가 보라고 권하고 싶은 내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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