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을 마친 수험생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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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국, 시인·교육학박사/ 논설위원

2023학년도 대학 수학능력 시험이 끝난 지 11일째이다. 올해 수험생들에게 그 어느 해 보다도 관심이 가는 이유는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고등학교 입학을 했고, 팬데믹 속에서 고등학교 3년의 과정을 마치는 수학능력시험을 치렀으며, 펜데믹 속에서 고등학교 3년을 졸업해야 하는 참으로 불행한 시대적 배경을 안고 고등학교 생활을 해 왔기 때문이다. 물론 고등학교 3학년생들만 이런 고생을 한 것은 아니다. 중학교 3학년 학생도 그렇고 넓게 보면 유치원, 초등학교, 대학생도 모두 이런 시련을 겪고 있다. 하지만 고3의 경우에는 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중요한 시기를 팬데믹 속에서 지내 왔기에 더욱 그간의 노력을 응원하고 격려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수능이 끝난 것으로 고3 생활이 모두 끝난 것은 아니다. 앞으로 대학 본고사가 남아 있으니 지금도 대학입학 전형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수능은 전국적으로는 50만8030명이 응시 희망을 한 가운데 제주도의 경우에도 응시를 희망한 학생이 6756명에 결시자를 빼면 약 6000여명이 응시한 것으로 알고 있다. 교육행정 당국에서는 수험생들의 코로나19 감염 확산 방지와 시험장 방역 조치 등을 이유로 수능 3일 전부터 수능 다음날인 18일까지 고등학교 수업을 원격수업으로 전환 하는 등 혹시 있을 지도 모르는 불상사에 대비하여 만반이 준비를 한 까닭에 수능이 무난하게 끝나게 되어서 무척 다행스럽다. 수능을 끝낸 입시 담당 교사들이나 학생들의 반응도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국어는 쉽고 영어가 어렵다느니 사회탐구는 9월 모의고사보다 난이도가 높다는 등 반응이 다양하지만 아무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29일 정답 발표가 있고 다음달 9일에는 수능성적이 개인들에게 통지가 될 테니 기다려 볼 일이다. 이제 학교 현장에서는 본격적인 수능 반영 유형에 맞춰 개인별 대입전략을 짜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논술과 면접 등으로 수시전형이 이루어지고 나면 이후 정시모집으로 이어지고 2023학년도 대학입시는 끝을 맺는다.

사실 우리나라의 교육정책에서 대학입학에 관한 문제만큼 복잡하고 어려운 관문은 없다. 명칭만 다를 뿐 1960년대 말 대학입학예비고사가 처음 실시된 이후로 학력고사를 거쳐 지금은 수학능력시험으로 바뀌기는 했지만 모두 대학에 입학하기 위한 첫 관문이기에 언제나 전 국민적인 관심이 되어 왔다. 필자는 대학입학예비고사를 치른 세대지만 나의 기억으로는 수능일은 언제나 제일 추웠던 날로 기억이 된다. 실제 날씨도 그러했겠지만 어쩌면 정말 추운 것은 수험생들의 마음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수능이 끝난 이후에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은 몇 년 동안 나 자신과의 외로운 싸움, 그리고 다른 수험생들과의 경쟁에서 얼어붙었던 그들의 마음을 녹일 따뜻한 것들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제 우리의 눈을 조금만 돌리면 지금과는 다른 세상의 모습들을 발견할 수가 있다. 서로를 사랑하고, 배려하고, 나누고, 용서하고, 진정한 삶의 가치를 발견하며 세상을 변화시켜 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남은 시간을 마무리 해 나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무튼 첫 관문을 무사히 마친 수험생들과 교육당국에 바라건대 남아 있는 대학입시의 전 과정 동안 섬세한 계획과 지도로 최선의 마무리를 하여 선배들의 이룩해 놓은 제주교육의 위상이 다시 한 번 전국에 빛나기를 바라며 오늘이 있기까지 애를 쓴 학생 학부모님들과 교육당국의 노고에 격려와 찬사를 보낸다.
 

※본란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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