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석교수 제주특강 2-제2의 인생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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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옥, 제주장수복지연구원장/논설위원

60세 이후를 어떻게 보낼 것인가? 지난 10월 26일, 제주장수복지연구원의 창립을 축하해 주시기 위해 제주에 오신 김형석 교수님을 통해 그 답을 들어 보았다. 교수님께서는 2020·2021년 제주평생교육장학진흥원의 초청으로 제주포럼 연사로 참여하신 바 있다. 103세 교수님께서 다시 오실 수 있을까? 아, 트렌치코트 차림으로 제주공항에 모습을 드러내신 교수님은, 여전한 미소로 우리를 안아주셨다. 제주에 대한 사랑이 가을햇살처럼 포근하였다. 다음은 교수님께서 서귀포시 노인회에서 강연하신 ‘장수의 비결이 뭔가요?’의 두 번째 요지다.

사람은 30까지 나를 위해 공부하면서 교육이 나를 키워주는 은혜를 입는다. 60까지는 가정과 직장을 위해 사느라 바쁘다. 내가 누구인지를 잊을 정도다. 60이 되어 집으로 돌아오면, 이때부터 ‘남은 인생을 어떻게 하나?’ 하는 현실과 마주한다. 사실 인생의 황금기는 60에서 75세까지다. 60이 넘어야 철이 들기 시작해서 사회에 보람을 안겨줌으로써 인생의 열매를 맺기 시작한다. 다시 공부를 하면서 사회인으로서 노력만 하면 얼마든지 일을 할 수 있다. 보통 65세부터 노년기가 시작된다고 하지만, 성장하는 동안은 늙지 않는다. 오히려 다시 태어나 90세까지 마음껏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때다. 내가 스스로 늙었다고 할 필요는 없다. 정신적 성장, 요컨대 행복은 내가 나를 키움으로써 얻게 되는 과실이다.

무엇보다도 공부하는 즐거움을 권하고 싶다. 책을 읽는 사람은 늙지 않는다. ‘문화의 태양’이라 불리는 영국·프랑스·독일·미국·일본은 국민의 절대다수가 100년 이상 독서를 하는 나라다. 그러나 이태리·스페인·포르투갈은 독서를 하지 않아서 국력이 추락하였다. 예를 들면 철학이 그리스에 뿌리를 두었으나 자라면서는 독일로 이동하여 꽃을 피웠다. 독서가 없으면 문화도 없다. 일본은 아시아에서 독서를 가장 많이 하는 나라다. 나이가 들어서 나를 키우는 방법은 독서가 제일이다. 동시에, 찾아서라도 일을 해야 한다. 일을 하는 동안은 성장하므로 늙지 않는다. 일은 늙지 않는 비결이다. 나는 일을 하기 위해서, 일을 하기 때문에 늙지 않는다. 무척 바쁘다. 더불어 하고 싶은 취미활동을 권하고 싶다. 60이기 때문에 늙었다는 사람은 없다. 80쯤이면 모를까.

그런데 문제는 건강이다. 건강이 따라줘야 일을 하는데, 혈압·당뇨·치매 등이 발목을 잡으면 자기 몸 하나도 가누기 쉽지 않다. 우리나라는 국민을 위해 고졸학력을 지원하고, 절대빈곤을 퇴치하고, 의료혜택을 제공해 준다. 100세를 넘어선 7명의 노인을 대상으로 ‘백년을 살아본 결과’를 조사해 본 결과, 다음과 같은 공통점이 발견되었다. ①건강이 썩 좋았던 사람은 아니나 관리를 잘 함. ②정서적으로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하면서 좀처럼 화를 내지 않음. ③조용하고 여유 있으며 무리를 안 함. ④가벼운 운동을 계속함.

나는 50세부터 수영을 시작해서 지금까지 계속하고 있다. 40세 이상이 되면 자전거나 수영 등을 통해 자기의 체력을 건강하게 유지해 나가야 한다. 내 인생을 되돌아볼수록 안병욱, 김태길 선생이 고맙다. 이분들과 한 세대를 더불어 살 수 있어서 행복했다. 오래 사노라면 내가 나를 위해 한 일은 남는 게 없고, 민족과 국가를 위해 산 것만 마음에 남는다. ‘나이들었다’고 버림받지 말고, 후배와 젊은이들에게 무엇이나 한 가지씩은 모범을 보여야 한다. ‘할아버지 같이 늙었으면 좋겠다’ 하는 바람이 우러나도록. 나는 아직도 할 일이 남아 있다.」 내년에도 제주특강이 이어지기를….



※본란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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