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축구대회와 낙타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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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섭 편집위원

‘공은 둥글다.’ 이번 카타르 월드컵 축구대회는 2대 1이라는 이변의 대회로 이름을 남길 만하다.

비록 16강행에 실패했지만 사우디아라비아가 아르헨티나를 2대 1로 이긴 것을 비롯해 일본이 우승 후보였던 독일과 스페인을 2대 1로 이겨 조1위로 16강에 진출했으니 말이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우승을 노릴 만한 포르투갈을 2대 1로 역전승하며 1승 1무 1패로 16강을 확정지었다. 모두 2대 1의 기적이다.

▲이번 월드컵을 치르고 있는 카타르에서는 중동의 여느 나라처럼 낙타 체험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낙타를 타고 모래 언덕이나 사막을 여행하는 것이다.

오래전에 이집트 카이로 기자지역에 있는 피라미드를 찾은 적이 있다. 머리에 흰 천을 감고, 선글라스를 낀 채 낙타 등에 올랐다.

마음 같아서는 개선장군처럼 사막을 달리고 싶었다. 웬걸. 말도 타 보지 않은 내가 낙타 등에 오르니 지표면과 거리감이 느껴져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이 앞섰다. 하긴 낙타 등을 때리면서 달리자고 신호를 줘봐야 마이동풍이다.

낙타는 잘 달린다. 그러나 달리지 못하는 척한다. 그게 낙타의 생존법이다. 작열하는 태양이 지배하는 사막에서 낙타가 말처럼 달리다가는 수분을 빼앗겨 수명을 재촉한다.

낙타는 아주 오래전에 북미지역에 살았다고 한다.

북미와 남미, 아시아가 하나의 대륙으로 연결됐던 시기에 낙타는 북미를 떠나 아프리카로 떠났다고 한다. 먹을 것이 풍부했던 고향을 떠나 아프리카사막으로 떠난 것은 살기 위해서다. 육식동물인 맹수들이 판치던 곳에서 남다른 무기가 없었던 낙타는 경쟁자가 없는 사막으로 발길을 돌린 것이다. 사막의 지열을 피하기 위해 다리가 길어졌으며, 모래바람을 피하기 위해 초승달과 같은 긴 눈썹을 갖게 됐다.

▲전 세계에서 100만명이 넘는 팬들이 월드컵 경기를 보기 위해 카타르를 찾았다.

그런데 이곳에서 관광 상품인 ‘낙타 체험’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낙타 주인들은 월드컵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것. 그러나 월드컵의 그늘도 있다.

바로 낙타들이다.

하루에 많을 때는 40명까지 태우고 있는 것이다. 힘에 부쳐 울부짖는 낙타의 모습도 볼 수 있다고 한다. 사람이라면 파업이라도 할 텐데.

오래전 목숨 걸고 사막에 들어서던 낙타의 결기가 무색해지는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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