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준화고 정원 확대…‘블랙홀’ 경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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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교육청이 김광수 교육감의 공약 실천 세부 계획에 따라 2026학년도 제주시 평준화고 입학정원을 2929명으로 잠정 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올해 정원인 2762명보다 167명이 늘어난다. 제주시 평준화고로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이나 학부모로선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와 관련해 향후 4년에 걸쳐 평준화고의 학급 수도 현재보다 17학급 늘어난다. 2023학년 8학급, 2024년 8학급, 2025년 1학급 등이다. 도교육청은 제주시 평준화고 입학 정원이 늘면 학생과 학부모의 진학 만족도가 높아지고, 원거리 통학에 따른 불편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두고 지나친 기대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읍·면 지역 고교 등에선 걱정이 클 수 있다.

사실 평준화고의 학급 수 증설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저출산 영향으로 전체 초·중·고 학생 수는 감소하고 있지만, 고교만을 놓고 보면 내년부터 증가해 2027학년도엔 2만명을 넘어서고, 2012년생인 현재 초등학교 4학년이 고교에 진학하는 2028학년도에는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여기에 제주시 일반고 신설은 당초 추진했던 제주고 부지 활용 계획이 난항을 겪으면서 교착 상태에 빠져 있다. 이 점에서 학급 증설은 차선책이며 궁여지책이기도 하다.

그런 면에서 도교육청은 평준화고 정원 확대에 따른 나비효과도 경계해야 한다. 비평준화고를 비롯한 읍·면 지역 고교, 특성화고 등에 미칠 파장이 적지 않을 것이다. 평준화고가 학생 수를 마구 빨아들이는 블랙홀로 작용하면 할수록 다른 학교는 위축되기 마련이다. 이는 익히 경험한 사례이기도 하다. 읍·면 지역 고교 등에 대한 활성화 조치도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장기적으로 볼 때 고교 학생 수는 상승 곡선을 그리지 않는다. 학령인구 추이로 볼 때 2028학년도에 정점을 찍은 후 감소로 돌아선다. 이에 맞춰 평준화고 학급 수를 줄이는 것도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마치 ‘줬다가 뺏는 격’이기에 반발이 클 수 있다. 다른 고교의 장래에 대해서도 평준화고 수준으로 고민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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