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디지털 질서와 낙타 한 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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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디지털 질서와 낙타 한 마리

김성균 국립기상과학원장
 

지난 9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윤석열 대통령 주재 제8차 비상경제 민생회의에서 세계 디지털 혁신 모범국가를 향한 대한민국 디지털 전략을 발표했다. 이는 디지털 기술과 데이터 융합을 기반으로 자유로운 디지털 생태계를 조성하고, 이를 통해 빠르게 새로운 질서 체계로 전환되고 있는 디지털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볼 수 있겠다. 디지털 전환의 시대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여기에 대한 대답이 될지 모르겠지만 한 마리 낙타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기원전 1650년 무렵 작성된 고대 이집트의 린드 파피루스(Rhind Papyrus)에는 삼형제가 유산으로 받은 17마리의 낙타 분배에 관한 문제가 기록돼 있다. 한 상인이 세 명의 아들에게 17마리의 낙타를 남기며, 첫째는 전체 낙타의 2분의 1을 둘째는 3분의 1, 그리고 셋째는 9분의 1을 가지라는 유언을 남겼다. 삼형제가 아버지의 유언대로 낙타를 나누려 하니, 첫째의 몫은 8.5마리, 둘째의 몫은 5.666마리, 셋째의 몫은 1.888마리가 됐다. 낙타 수가 딱 맞게 떨어지지 않자 형제들은 다투기 시작했다.

다툼의 결론이 나지 않자 삼형제는 마을에서 가장 지혜롭다는 노인을 찾아가 도움을 청했다. 이들의 이야기를 들은 노인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자신의 소 한 마리를 가져오더니 18마리로 계산해 볼 것을 제안했다. 그렇게 하니 9마리, 6마리, 2마리로 나눌 수 있었다. 형제들은 아버지의 유언대로 17마리의 낙타를 각자의 몫으로 나누어 가지게 됐고, 남은 한 마리는 다시 노인에게 돌아갔다. 노인이 빌려준 낙타 한 마리가 촉매가 돼 풀리지 않던 문제가 해결된 것이다.

디지털 시대에 일자리는 육체노동뿐만 아니라 지적영역에서까지 자동화가 확대되면서, 저숙련 일자리는 감소하고 고숙련 직업은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같은 숙련의 양극화에 따른 일자리의 변화는 고도의 지적 훈련이 필요한 기상·기후 분야도 마찬가지이다. 이에 디지털화에 의한 일자리 감소 문제 해결과 첨단기술 확보를 위해 다양한 논의와 대책이 쏟아지고 있다. 물론 이러한 논의도 시급한 것은 분명하지만, 숙련체계의 부재에 대해서도 깊은 고민이 필요하지 않을까? 저숙련, 고숙련의 문제가 아니라 시대가 요구하는 숙련에 대한 정의와 이를 위한 숙련체계가 마련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립기상과학원은 기초 AI 프로그래밍부터 국립기상과학원의 연구프로젝트 수행까지 가능하도록,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기상과 AI를 결합한 3주간의 부스트 캠프를 개최하고 있다. 민간에서도 많은 교육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으나, 일반 데이터·AI 교육프로그램으로는 기상 실무에 필요한 숙련된 인재를 양성하는 데 한계가 있기에 기상청이 직접 나선 것이다. 매년 지원자는 넘쳐나는 데 비해 컴퓨터 자원과 지도 인력의 한계로 교육생을 제한할 수밖에 없는 점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캠프에 드는 인적·물적 비용과 그 효과에 대해 이견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첨단기술의 발달로 미래 기상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며 첨단기술과의 융합을 통한 다각화된 기상서비스가 요구되는 이 시대에, 캠프를 촉매 역할을 할 한 마리의 낙타라고 생각하면 어떨까? 첨단기술을 기상·기후 문제에 적용할 수 있는 숙련된 인적자원 즉, 사람이야말로 우리에게 필요한 한 마리 낙타일 것이다. 부스트 캠프를 보면서 오늘 누군가가 그늘에 앉아 쉴 수 있는 이유는 오래전에 누군가가 나무를 심었기 때문이다라는 워런 버핏의 말을 떠올려 본다. 올해로 2회째를 맞아 이제 막 걸음을 내디딘 부스트 캠프가 꾸준히 이어지고 성장해 미래 시대를 이끌 든든한 동력이 되기를 바란다.



▲관심과 열정이 꽃피는 거리를 만들다

현정준, 서귀포시 남원읍 부읍장



서귀포시 남원읍은 2008년도부터 꽃재배 양묘장을 조성해 현재 8동·1353㎡ 양묘장 하우스에 꽃씨를 뿌려 365일 철저한 관리로 꽃을 생산해 내고 있다. 양묘장에서는 연간 25만본의 꽃묘를 생산해 주요 도로변에 화단을 조성하고, 화분에 식재함으로써 남원읍을 사계절 꽃피는 거리로 만들어 방문객들에게 상쾌하고 밝은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다.

무더운 여름에는 아침, 저녁으로 꽃묘에 물을 줘야 제대로 된 꽃을 피울 수 있으며, 휴일에도 마다하지 않고 관리를 해줌으로써 아름다운 꽃을 피울 수 있는 것이다.

관심과 열정이 없다면 아름다운 거리를 꾸미는 데 소홀해질텐데, 관심과 열정으로 가득한 직원들이 있기에 남원읍 거리는 사계절 내내 꽃이 있는 아름다운 거리로 변신하고 있다.

올해는 버려지고 있는 폐타이어에 색을 입히고 모양을 내는 작업을 한 후 화분으로 탈바꿈하는 새로운 변화를 시도해 2개소에 34개의 업사이클링 폐타이어 화분을 조성했다.

조그마한 관심과 열정으로 새로운 변화를 시도해 보는 이들로부터 좋은 호평을 듣고 있는 것은 노력의 결실이라 여겨진다.

이렇게 꽃묘를 자체 생산해 주요 도로변에 꽃길을 조성함으로써 아름다운 환경을 유지할 뿐만 아니라 연간 1억여 원 이상의 예산도 절감하고 있다.

관심과 열정으로 자체 꽃을 생산해 내는 직원들에게 고마움을 느끼며, 앞으로도 남원읍에서는 사계절 꽃피는 거리 조성으로 국제관광 이미지를 높여 나가려고 한다.







※본란 기고문은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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