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속 보이는 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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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종 서귀포지사장 겸 논설위원

국민의힘이 내년 3월초 차기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대표 선출 규정을 ‘당원 투표 100%’로 바꾸기로 해 파열음이 일고 있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위원장 정진석)가 19일 현행 7대3(당원 투표 70%, 일반여론조사 30%) 당대표 선출 규정을 이 같이 변경키로 의결했고, 20일에는 상임전국위에서 사실상 확정됐다.

이로써 2004년 한나라당 전당대회 당시 도입된 일반여론조사는 18년 만에 사라지게 됐다.

▲이처럼 국민의힘 차기 전당대회 룰이 속전속결로 바뀌면서 친윤계와 비윤계의 불협화음도 심화되고 있다.

정진석 위원장이 “책임당원 수가 100만명에 육박한다”며 “100만 당원이 투표에 참여하는 구조라면 민심과 당심을 따로 분리할 수 없고 ‘당심이 곧 민심’”이라고 강조했듯 친윤계 인사들은 당원 투표 100%의 당위성을 내세우고 있다.

반면 비윤계 대표적 당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은 “축구를 하다가 골대를 옮기는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고, 안철수 의원도 “당대표를 뽑는 게 골목대장이나 친목회장 선거가 아니지 않느냐”며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최다득표자가 50%를 넘지 않을 경우 1, 2위 득표자가 결선투표를 하는 ‘결선투표제’ 도입을 놓고도 뒷말이 무성하다. 친윤계 당권주자들이 난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비윤계가 1위를 차지할 경우에 대비, 결선투표에서 막판 후보 단일화를 통해 친윤계 후보를 당대표로 만들려는 노림수가 아니냐는 시각이 적지 않다.

물론 비윤계가 1위를 하더라도 득표율 50%를 밑돌 것이라는 전제도 깔려 있을 것이다.

유 전 의원이 “윤핵관들이 똘똘 뭉쳐서 저를 떨어트리고 윤핵관 대표를 세우려 하는 것”이라고 반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국민의힘 차기 전당대회는 2024년 4월 실시되는 22대 총선을 진두지휘할 새로운 당대표를 선출하는 아주 중요한 행사다.

지난 3월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해 집권여당이 됐지만 거대 야당에 밀려 힘 한번 제대로 쓰지 못하는 국민의힘으로서는 다음 총선에서 과반수 확보가 절체절명의 과제다.

그럼에도 삼척동자도 알 수 있는 속 보이는 방법으로 친윤계 당대표를 선출할 경우 22대 총선에서 수도권은 물론 국민 다수의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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