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초젖병 문 아기’와 ‘금연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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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범 편집국장

담배를 평생 경험하지 않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기호식품이라지만 이로울 것 하나 없이 해롭기만 한 백해무익(百害無益) 대표 상품이기 때문이다.

무려 4000종이 넘는 유해성분이 들어있다. 니코틴만 하더라도 말초혈관을 수축시켜 혈압을 높이고, 콜레스테롤을 증가시켜 동맥경화증을 악화시킨다. 또 폐암을 비롯한 각종 암과 만성 폐질환·호흡기질환의 원인이 된다. 자욱한 담배 연기는 간접흡연의 피해까지 주고 있다.

▲오죽하면 지난 23일 교체된 12종의 담뱃갑 경고그림과 경고문구가 섬뜩하게 만들어졌을까.

그동안 담배 연기에 코를 막고 있는 아이의 얼굴을 표현한 그림이 담배꽁초가 가득찬 젖병을 아기에게 먹이는 그림으로 바뀌었다. 아동학대와 혐오 논란까지 불거지고 있다. 영정 사진 안의 남성이 담배를 피우는 사진은 담배 연기로 해골을 표현한 그림으로 변경됐다. 검게 쪼그라든 폐의 모습, 인체의 생식기 부위가 담뱃재에 탄 듯 뻥 뚫린 그림까지 생겨났다. 보건복지부는 담배 유해성 정보를 국민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예 금연국가를 표방한 나라도 등장했다.

뉴질랜드에서는 현재 13살인 2009년 이후 출생자는 앞으로 성인이 돼도 평생 담배를 살 수 없도록 하는 초강력 흡연 규제 법률이 지난 13일(현지시간) 찬반 격론 끝에 의회를 통과했다. 이를 어기고 판매할 경우 5만 뉴질랜드 달러(약 1억2523만원)의 벌금을 물릴 수 있다. 물론 흡연자들을 암시장으로 내몰 것이라는 우려도 없지 않다. 아예사 베럴 뉴질랜드 보건부 차관은 “사용하는 사람의 절반이 죽는 제품을 판매하도록 허용할 이유가 없다. 미래에는 흡연을 끝낼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흡연율을 2025년까지 5%로 낮추고, 최종적으로는 금연 국가가 목표라고 한다.

▲금연은 새해 목표 단골 메뉴이지만 사흘을 가지 못하는 작심삼일(作心三日)의 대표주자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성인 흡연율은 2020년 기준 20.6%에 달한다. 개인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정부의 금연정책이 더욱 중요한 이유다.

충격적인 담뱃갑 경고그림 외에도 가게에서 담배 실물을 쉽게 노출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 강력한 대책이 수반돼야 한다. 금연 정책이 어렵다면 이롭기만 한 ‘백익무해(百益無害)’ 대체재라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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