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버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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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후, 심리상담사/ 논설위원

임인년 한 해가 저물어간다. 심리 상담 봉사를 하면서 남긴 사례를 책으로 발간해 보니 ‘무엇을 남겼고, 무엇을 남길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는데 그렇다면 ‘앞으로 무엇을 버려야 할 것인가?’

인간이 벗어나기 힘든 10대 심리 중 하나인 ‘디드로 효과(Diderot effect)’는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더 많이 얻을수록 만족하지 못하는 심리 현상’을 말한다. 요즘 같은 시대가 바로 디드로 효과의 법칙이 최대치에 이른 시대가 아닐까 싶다.

소비와 모든 물질이 넘쳐나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사람들은 만족을 모른다. 물건을 하나 사도 만족하지 못하고 그 물건을 위해 또 다른 물건을 산다. 즉, 어떤 것을 얻지 못할 때, 잠시도 기다리지 못하고 얻으면 그 욕심이 끝없이 이어지는 것이다.

살아가면서 우리는 수많은 욕망을 갖는다. 끝없이 이어지는 욕망은 많은 사람을 디드로 효과의 함정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한다. 이것의 근본적인 원인은 자신이 갈망하는 많은 것들이 사실 쓸모없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는 데 있다.

현대인들은 몸에 짊어지는 것이 많을수록 행복하다는 착각에 빠진다. 무거운 짐이 점점 많아지는 이유는 사람들이 우리의 생명에 필요 없는 것들을 포기할 줄 모르기 때문이다.

우리는 생활에 있어서 무엇이 쓸모없는 것인지 알아야 한다. 그 물건이 꼭 가져야 할 게 아니라면 포기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디드로 효과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자신의 과한 욕망을 억제하고 줄이는 것이다. 그러나 버리지 못하는 습관은 도무지 고칠 수가 없다. 버리고 나서 후회할까봐 버리는 그 순간 마음이 약해진다. 확실한 건 새로운 걸 갖고 싶다면 갖고 있던 걸 버려야 한다. 무소유를 위한 것이 아니라 소유를 위해 버려야 한다고 스스로를 설득시켜야 한다.

우리의 인생은 매우 짧아 제한된 힘으로 모든 것을 다 가질 수 없다. 세상에는 근사하고 멋진 것들이 넘쳐나지만 포기하는 것도 하나의 큰 지혜가 된다. 원하는 것을 단단히 잡고 놓지 않으면 때로는 자신에게 스트레스와 고통, 불안을 줄 뿐이다.

아무것도 포기하지 않는 사람은 결국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융통성 있게 의식을 바꾸는 사람은 주저하지 않고 포기할 수 있다. 그들은 이것이 승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악어 법칙에서는 한쪽 다리를 포기하고 살 기회를 얻는다. 이처럼 포기는 또 다른 것을 얻기 위함임을 알려준다. 포기해야 할 것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중요한 순간에 더 큰 고통을 겪을 것이다.

느리고 긴 여행과 같은 인생에서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취해야 하는지 그 답은 아무도 모른다. 우리는 다만 여행 중 마주치는 많은 선택의 순간을 지혜롭게 넘겨야 하는 것이다. 프랑스의 유명한 작가 사르트르는 인생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인생은 B(birth 탄생)와 D(death 죽음) 사이의 C(choice 선택)이다.”

우리는 항상 무언가를 포기해야 동시에 얻을 수 있다는 지혜를 발견한다. 물 잔은 채워야 비울 수 있고, 높은 곳에 올라야 내려올 수 있듯이 갖고 싶다면 버려야 하고 버려야 가질 수 있다.

당신의 인생에서 정말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고 버릴 것은 과감히 버려야 한다. 그래야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그것이 물질이든 정신적인 것이든 말이다.


※본란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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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2022-12-30 18:55:00
'소비와 물질이 넘쳐나는 시대에 현대사회에서 사람들은 만족을 모른다' 공감되는 문장이네요.
이뿐만 아니라 공감되는 문장이 참 많습니다.
많은 것들이 풍요로워졌지만, 왜 사람의 욕심은 끝이없을까요? 만족하기 보다 더 많은 것을 바라게 되고, 부족함을 탓하게 되네요. 참 아이러니 합니다.
현대사회에서 사람들이 한번쯤 꼭 생각해보았으면 하는 글이네요.
좋습니다!

제주일보독자 2022-12-30 18:48:35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지요.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다른 사람과의 비교를 통해 끝없이 무언가를 갈구하고 쫒아가며 그 속에서 스스로를 자책하기도 하지요. 이제 이틀만 지나면 23년 새해가 밝아오는데.. 새해에는 마음도, 내가 가진 물건들도 비워내어 좀더 성장하는 한해를 살아보고 싶습니다.
어제 우연히 MBC에서 전현무가 대상을 타는 모습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동안 전현무는 자신 스스로 마음 속 욕심이 가득찬 사람이었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22년은 마음 속 욕심을 비우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보여주니 사랑을 받고 결국 대상도 받게 되었다고....
저도 다가오는 23년은 내 안의 욕심, 질투, 타인과의 비교를 내려놓고 오로지 스스로를 바라보는 한해를 보내야겠습니다. 새해를 앞두고 뜻 깊은 글이네요.

용녀 2022-12-30 17:20:09
좋은글 항상 감사합니다

제주조아 2022-12-30 16:18:37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는 것을 알지만 납득하는게 참 힘든 것 같습니다. 포기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한 것 같아요.

겨울 2022-12-30 14:02:04
과하면 뭐든지 독이 될 수도 있듯이, 그전에 미리 포기하고 비우는 법을 터득하는게 중요한거 같습니다. 뭐든지 다 이루고, 가지겠다는 과한 욕심이 결국은 어느하나도 제대로 이루지 못하는 대참사를 낳기도 하니까요. 나의 우선순위를 파악하고 현명한 선택을 해야겠다는 또 하나의 지혜를 배워갑니다~ 오늘도 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