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성장세 둔화 예상...가계부채 리스크 관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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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동 한국은행 제주본부장에게 듣는 2023 제주경제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영향으로 크게 침체됐던 제주경제는 2022년 꾸준한 내국인 관광객 수 증가에 힘입어 회복세를 보였다.

하지만 고환율과 고물가, 고금리 등 3고(高)리스크를 비롯해 기준금리 인상과 부동산 시장 위축 등의 영향으로 인해 올해 제주경제 전망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 경제전망을 두고 희망과 불안이 공존하는 상황에서 정일동 한국은행 제주본부장을 만나 제주경제 전망을 들었다.

정 본부장은 1995년 한국은행에 입사해 통화정책국과 금융시장국 등 주요 부서를 두루 거쳤다.

정일동 한국은행 제주본부장이 2023년 계묘년 새해를 맞아 본지와의 대담에서 올해 제주경제 전망에 대해 말하고 있다.
정일동 한국은행 제주본부장이 2023년 계묘년 새해를 맞아 본지와의 대담에서 올해 제주경제 전망에 대해 말하고 있다.

-최근 제주 지역경제 동향은 어떤가

▲2022년 제주지역 경제는 꾸준한 관광객수 증가 등에 힘입어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생산 및 고용의 회복세가 이어지면서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내국인 관광객수는 1~11월 중 1281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8% 증가하며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다.

주요 산업인 서비스업 생산지수는 2022년 1~3분기 중 9.9% 증가하며 전국의 5.2%를 크게 상회했다.

취업자수 증가율 역시 1~11월중 4.9%로 3.1% 증가한 전국에 비해 개선세가 뚜렷한 모습이다.

다만 지난해 11월 이후 관광객 수가 내국인 개별 관광객을 중심으로 정체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고, 기업 및 가계의 심리지표도 고물가 및 경기둔화 우려 등으로 나빠지고 있어 향후 경기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앞으로의 기준금리 전망과 제주경제에 미치는 영향

▲한국은행은 높은 물가 오름세에 대응해 2022년 기준금리를 7차례에 걸쳐 인상, 2022년 초 1% 수준에서 12월 말에는 3.25% 수준으로 높아졌다. 이에 따라 시장금리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향후에도 물가가 목표 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오름세를 상당 기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므로 당분간 기준금리 인상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생각된다.

다만 금리인상의 폭과 정도는 성장 흐름,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금융안정 상황 등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시장금리 상승의 영향 등으로 제주지역 경제도 회복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지역은 가계부채 비율이 높은 반면 가계의 금융자산 보유 비중은 낮아 금리 상승에 따른 가계의 순이자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이는 그간 회복세를 지속하던 민간 소비의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 자금조달 비용 상승으로 기업의 경영활동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최근 주택·토지가격이 하락하고 부동산 거래가 위축되고 있다. 우려되는 부분과 효율적인 가계 부문 관리 방안은 무엇인가

▲제주지역 부동산시장은 금리 상승, 주택가격 상승 기대 약화 등으로 거래가 위축되고 가격 하락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주택가격 하락이 분양수요 위축으로 이어지면서 미분양주택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우려되는 부분은 주택경기 위축이 소비, 건설투자 등 실물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제주지역은 가계가 보유하고 있는 자산 중 부동산 비중이 높고, 가계부채 비율도 높다. 이에 따라 주택가격 하락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역(逆)자산효과 및 차입 제약으로 소비가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

또 미분양 증가로 건설사의 재무 여건이 악화되고 주택공급이 줄면서 지역 내 생산과 고용에 부정적 영향이 파급될 수 있다.

금리 상승으로 가계부채 부실이 현실화되지 않도록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할 필요가 있다.

-새해 가계와 기업 경제성장률 전망은 어떤가

▲한국은행은 지난해 11월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주요국 경기 동반 부진 등으로 올해 국내경제 성장률이 1.7%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제주경제도 국내경제 여건을 감안했을 때 성장세 둔화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서비스업 중심의 제주경제 구조를 고려하면 수출 및 설비투자 부진의 영향이 전국보다는 적겠지만, 국내경제 성장세 약화에 따른 관광객 소비 둔화 등이 제주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향후 제주경제 성장 흐름은 대내외 경제 여건 변화와 함께 내국인 해외여행 확대에 따른 제주방문 수요 감소, 제주 기점 국제선의 활성화 정도, 중국의 코로나 방역 정책 완화 움직임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 시국 제주경제의 특이점과 코로나 이후 제주경제가 나가야 할 방향은

▲코로나19 전개 과정에서 외부 충격에 따라 높은 변동성을 보이는 제주경제의 구조적 취약성이 드러났다.

제주경제는 관광 등 대면서비스업 비중이 큰 산업구조와 임시·일용근로자 및 자영업자 비중이 높은 고용구조로 인해 감염병과 같은 외부충격 발생 시 지역경제 전반이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하고 적응하는 과정에서 제주지역은 기존 주력 산업인 관광산업이 내국인 관광객 증가에 힘입어 경기 회복을 주도했다.

덕분에 제주경제가 대면 활동이 정상화된 2022년 빠른 회복세를 보일 수 있었지만 향후 또 다른 외부 충격이 발생할 경우 2020년과 같은 경기 부진이 되풀이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제주경제는 디지털화·친환경 등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가속화될 경제환경 변화에 대응해 ICT 기술을 접목한 농업, 서비스업의 고부가가치화, 제주 여건에 적합한 신산업 육성 등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

-제주경제를 위한 한국은행 제주본부의 역할과 각오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어려운 대내외 여건하에서도 제주경제가 활력을 유지하면서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중앙은행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나가겠다.

우선 지역의 싱크탱크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겠다. 지역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주제를 적시에 발굴하고 연구함으로써, 제주경제의 리스크를 면밀히 점검하고 시의성 있는 정책대안을 제시하겠다.

또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지원이 효과적으로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도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한 자금지원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 제주지역의 경제 특성을 보다 잘 반영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해 지원 효과를 높이겠다.

마지막으로 지역사회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대도민서비스를 확대하겠다. 코로나19로 단절됐던 유관기관과의 네트워크를 확충하고 교류·협력을 강화하겠다. 또 지역 내 다양한 계층을 대상으로 내실 있는 경제교육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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