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화시대 축복인가 재앙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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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창구, 시인·수필가/前 애월문학회장

우리나라의 노인인구 비율은 고령사회를 넘어 초고령화사회로 접어들고 있다. 2023년 국내 인구 5명 중 1명이 65세 이상 고령자에 해당하는 초고령시대가 됐다. 오래 살기를 바라는 사람들의 소망은 오늘날 평균수명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면서 100세 시대가 현실이 됐다. 이제 인간의 수명은 100년 동안의 삶을 대비해야 하는 데까지 이르렀다. 한 세기 이전만 해도 우리 국민의 평균수명은 40세에 불과했다. 2023년 현재 한국여성의 기대수명은 세계 최초로 90살을 넘어섰고 남성의 수명까지도 세계 1위에 올라섰다. 한국인의 평균수명이 100세에 도달하는 것은 시간의 문제이고 이미 많은 사람들이 100세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는 것이 통계적 수치로 확인되고 있다.

그러나 100세 시대가 좋기만 한 것일까? 결론적으로 말한다면 준비한 사람에게는 축복이 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고 무작정 맞이한 사람들에게는 재앙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세상으로부터 단절되어 외로움은 매서운 겨울나무처럼 홀로 남겨진 삶 속으로 더 깊이 빠져들고 있다. 병치레 없이 오래 사는 무병장수(無病長壽)의 노후가 아니라 유병장수(有病長壽)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100세 장수가 반드시 반갑지만은 않다. 요즘 신경외과, 정형외과 그리고 안과 같은 델 가보면 대부분 노인들이 진료를 받기 위해 발 디딜 틈이 없다. 장수가 축복으로 가기 위해서는 개인 건강과 경제력은 물론이고 필연적으로 국가의 복지·의료정책이 수반되는 삶에 있다. 100세까지 건강하고 행복하게 삶을 영위하는 것은 정말 축복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주변 대부분의 노인들은 가치 있는 삶을 살지 못하고 있다. 노인들은 빈곤과 독거, 질병, 사회적 소외 등으로 축복보다 재앙의 수준이라고 봐야 옳을 것 같다. 100세 시대에 장수가 축복이 되려면 젊은 시절부터 건강과 꼼꼼한 노후를 대비한 재무설계를 해야 한다. 또한 100세 시대를 어떻게 맞이하느냐에 우리의 삶은 재앙과 축복 2가지로 나눌 수 있다. 100세 시대에 인문학적 사유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인문학적 사유는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살 것인가’를 사유하는 것이 인문학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으로서의 존엄이 없는 삶은 살아 있어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래서 내 삶을 어떻게 마무리할 것인가 하는 문제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2023년 UN이 재정립한 평생연령 기준에 의하면 0~17세 미성년자, 18~65세 청년, 66~79세 중년, 80~99세 노년, 100세 ~장수노인이라고 하지만,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100세 시대를 맞이한다고 해도 분명한 명제는 태어난 우리 모두는 반드시 죽는다는 사실이다.

내 삶도 나이가 들수록 정신이 맑아지며 삶을 관조하는 통찰력은 더욱 깊어지고 농익어가는 삶을, 행복한 100세 시대 살아가는 축복의 삶을 살고 싶다. 필자는 자주 사라봉에 올라 사봉 낙조를 바라본다. 사봉 낙조는 대한민국의 최고의 낙조라고 할 수가 있다. 나의 말년도 저 낙조처럼 아름다웠으면 하는 마음으로 바라본다. 그래서 나이가 들면 보이는 것만이 아닌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줄 아는 혜안을 가져야 한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 속에서 고통 받는 이웃을 돕는 따뜻한 마음의 베풂은 나이 듦이 아름다운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본란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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