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와 대지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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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와 대지 예술

김태호, 서울여자대학교 미대 명예교수



1991년 첫 초대전은 ‘기억의 징검다리’라는 주제로 관객들이 잊고 지냈던 것들을 떠올릴 수 있도록 준비중이었는데 제주의 환경과 자연도 소재로 삼아 나무와 돌, 바람, 무덤 등을 드로잉하고 사진을 찍었다.

가장 애착이 간 곳은 조천읍 선흘리와 구좌읍 동복리였다. 동백숲이 훌륭했고, 선흘초등학교는 운동장에 앉아있기만 해도 마냥 좋았다. 해녀들의 물질과 시시각각 변하는 동복리의 해안 풍경은 그 자체로 ‘그림’이었다. 그 후론 틈날 때마다 제주에 와서 동복리와 선흘리를 누비곤 했다. 실제 내 작품 중에는 여기를 배경으로 한 게 많다.

그러는 동안 내 머리와 가슴속엔 이런 아름다운 곳의 사람들과 자연을 배경으로 대지 예술(Land Art)을 펼치면 안성맞춤이겠다는 생각이 자리잡았다. 대지 예술이란 1960~70년대부터 영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생겨난 미술운동으로 자연 상태의 토양과 돌, 초목 등을 작품의 매개로 삼는 예술 분야다.

난 천혜의 자원인 곶자왈을 배경으로 한 대지 예술의 무한한 가능성에 주목했고, 리차드 롱 이나 크리스토 자바체프, 또 볼프강 라이브 같은 대지 예술가들의 작품과 이에 동조하는 현대 미술가들의 작품이 온전히 담긴 곳이 제주도에 하나쯤은 있었으면 했다.

자연에 설치하는 작품과 함께 작가의 생각을 담은 미술관(House Museum)도 같이 있으면 효과적인 구성이 아닐까 싶다.

하우스 뮤지엄이란 작가가 기거하며 작업했던 공간을 그대로 미술관(박물관)으로 만드는 것인데, 작품은 물론이고 작가가 읽던 책이나 기호품까지도 보여줘서 작가의 생각이 어떻게 발전해서 작품으로 형상화됐는지를 통찰할 수 있는 현장을 말한다. 이렇게 되면 작품으로만 접하던 작가를 대하는 스펙트럼이 다양해지고 넓어지며, 작품에 대한 이해의 폭 또한 깊어지게 될 것이다.

물론, 새로운 하우스 뮤지엄은 기존의 유럽이나 미국에 있는 장치를 답습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유니크한 형태의 미술관으로 탄생시켜야 할 것이다.

축복받은 제주의 자연이 환경친화적 작품과 어우러져 그 자체가 또 하나의 작품이 되는 새로운 형태의 미래지향적 예술터인 ‘제주자연체험파크’가 구좌읍 동복리에 들어선다는 소식은 그래서 뿌듯하다.

세계적으로 성공한 일본 가가와현 나오시마에 있는 조형물들과 독일 뒤셀도르프 노이스에 조성돼 주목받는 인젤 홈브로이히 미술관 등 유명한 글로벌 예술 프로젝트를 뛰어넘는 어떤 것이 제주에 생긴다면….

그런데, 이런 공간 조성은 몇몇 예술가와 미술 단체들만으로는 이뤄내기 어렵다. 인젤 홈브로이히 미술관도 뒤셀도르프의 미술품 컬렉터이자 개발업자였던 칼 하인리히 뮐러의 관심과 전폭적 지원에서 비롯됐지만, 시 정부와 지역 주민의 뒷받침이 없었다면 현재의 명성을 얻을 수 없었을 것이다.

문화 단체의 지원도 필수적이겠지만 관련 사업자의 대지 예술에 대한 의지와 세부 계획, 거기에 제주도민의 관심과 공공기관 차원의 협조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하겠다.

모쪼록 세계에 자랑스럽게 내놓을 수 있는 자연 체험 예술 명소가 여기 제주도에 펼쳐져서 지금까지의 ‘관광 제주’에 그치지 않고 ‘문화 제주’로 업그레이드되기를 기대해본다.

 




▲2023년은 제주 바이오산업 새로운 도약의 해

한진호, 제주특별자치도 미래전략과



새해·새싹·새내기. 이렇게 새로움을 느끼게 하는 단어들은 우리 마음속에 활기참과 희망을 불러일으킨다. 2023년 새해를 맞아 제주 바이오산업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생각해 본다.

과거 제주 바이오산업은 연구개발이나 산업 인프라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제주지역 바이오산업 1세대들의 열정과 노력 덕분에 화장품과 식품 중심으로 발전을 이뤄 2차 산업이 빈약한 제주지역의 대표 제조업으로 자리매김하며 일자리 창출 등 지역경제에 기여해왔다.

최근 몇 년간 전 세계적인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우리는 코로나 치료 신약개발 등 바이오산업 육성의 중요성을 실감했다. 또한 산업은행의 2030년까지 산업분야별 성장률 전망에서도 바이오산업 분야가 자동차 산업의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앞으로 바이오산업은 미래 핵심 성장산업으로 떠오를 것이다.

이러한 대내외적인 산업환경 변화 속에서 제주지역도 기존의 화장품, 식품 중심의 바이오산업 육성정책에서 탈피해 보다 고부가가치 바이오 신산업을 개척해야 할 시점이다.

그동안 제주도정은 청정 바이오산업을 역점적으로 육성해야 할 산업분야로 선정해 최근 몇 년간 인프라 확충과 연구개발 지원 사업을 통해 산업발전 역량을 키워왔다.

앞으로 그동안 착실히 준비해온 역량을 바탕으로 맞춤형화장품 개발, 제주 특화자원 활용 메디컬푸드 소재 개발 등 제주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새로운 사업을 발굴·육성함으로써 2023년을 제주 바이오산업 중흥을 위한 원년의 해로 만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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