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감과 파노폴리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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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숙, 제주대학교 명예교수/ 제주지역경제교육센터장/ 논설위원

파노폴리효과(Panoplie effect)는 특정 상품을 가지고 있으면 그와 비슷한 제품을 소비하는 집단에 소속될 수 있다고 느끼게 되는 현상이다. 특정 상품을 소비하면 동일 상품을 소비할 것으로 여겨지는 계층이나 집단에 속하게 된다는 환상을 가지는 것이다. 실제와 상관없이 명품을 구매하면서 스스로 상류 계급이 된 것으로 착각하는 것이다. 경제적으로 성공한 사람이 고가의 수입 자동차를 타고 있으면 그 자동차를 타면 경제적으로 성공한 사람이라고 느끼게 되는 것이다. 어린이가 병원놀이세트를 가지고 놀면서 진짜 의사가 된 기분을 느끼는 효과와 비슷하다.

파노폴리효과는 특정 상품을 소비하면서 그 상품을 소비하는 계층이나 집단과 자신을 동일시하게 된다. 어떤 상품을 사용하면 그 상품을 사용하는 집단에 소속된 느낌이 들고 동등한 위치에 있다고 느끼게 된다. 기능이나 가치보다는 상품이 가져다주는 동질감, 소속감 등 심리적 만족감으로 구매한다. 상품을 통해 특정 계층에 속한다는 사실을 과시하려고 하는 것이다. 상류층이 되고 싶거나 신분 상승을 바라는 마음이 특정 상품의 구매로 이어진다. 유명브랜드 가방을 들고 다니는 사람을 보면, 그 가방을 가지고 다니면 능력 있는 사람으로 보일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유명브랜드 커피를 마시거나 고가의 화장품이나 수입차를 사고 싶은 심리는 대표적인 파노폴리효과이다. 유명인이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상품이 불티나게 팔리는 현상이나 백화점 명품관 주요고객층으로 밀레니엄 세대 비중이 높아진 것도 파노폴리효과의 영향이라고 할 수 있다. 신분 상승 욕망이 소비로 나타나는 현상인 파노폴리효과는 보다 나은 사회적 평가를 얻고자 하는 열등감의 일종이다. 명품가방을 들고 고급수입차를 타고 다니면 상류층에 속한다는 환상을 느끼는 것이다. 자격이나 자질이 부족하더라도 자신을 과시하기 위해 명문클럽에 소속되고 싶은 심리 현상도 파노폴리효과이다.

평범한 30대 초반 직장인이 소개팅에서 명품과 고급수입차 키를 보이면 능력 있는 계층으로 보일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의사 가운을 입거나 유명인과 사진을 찍거나 유명인사를 많이 알면 본인이 그런 계층이 된 듯한 기분을 느끼는 것이다. 한때 스타벅스 커피와 텀블러가 엄청나게 유행했었다. 그 텀블러가 있으면 ‘인싸’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충동적 착각의 소비를 한 것이다.

방탄소년단 팬 중에는 주로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듣는 젊은이들이 많다. 이들이 방탄소년단 CD나 LP를 산다. 한국에서만 2000만 장 이상 팔렸다. 진짜 팬이라는 집단에 들어간다는 동질감, 소속감, 뿌듯함을 느끼기 때문에 CD를 구매하는 것이다. 이런 심리에 맞춰 방탄소년단 CD엔 구매자가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자랑하기 좋은 사진, 스티커, 엽서 등이 많이 있다. 마이클 조던의 이름을 딴 에어 조던 운동화를 많은 돈을 주고 구매하는 것도 조던처럼 되지는 못하더라도 조던과 연결된 어떤 집단에 소속된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상류층이 되기를 선망하는 사람들의 구매 행태를 의미하는 파노폴리효과는 허영심이나 과시욕으로 고가 상품을 구매하는 상류층의 구매 행태를 나타내는 베블렌효과와 미묘한 차이가 있다. 고가의 유명브랜드 상품이나 수입차를 구매해서 고소득자가 된 듯한 기분을 느끼는 것은 자신만의 자기합리화이고 착각일 뿐이다. 한순간의 소비도 잘못될 수 있으므로 이성이 필요하다.


※본란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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