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만사(人事萬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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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업 전략사업본부장 겸 논설위원

논어(論語)는 중국 춘추시대의 사상가 공자(孔子)와 그 제자들의 언행을 기록한 유교경전이다. 논어의 위정편(爲政編)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실려 있다. 노(魯)나라 마지막 왕인 애왕(哀王)이 물었다. “어떻게 하면 백성이 복종하겠습니까.(하위즉민복/ 何爲則民服)”

이에 공자는 “곧고 바른 사람을 등용하고 그렇지 못한 사람을 버리면 백성들이 따르고(거직조저왕 즉민복/ 擧直措儲枉 則民服), 바르지 못한 사람을 등용하고 곧은 사람을 버리면 백성들이 복종하지 않습니다(거왕조저직 즉민불복/ 擧枉措儲直 則民不服)”라고 답했다.

최고 지도자인 군주가 정직하고 능력 있는 인재를 등용하면 백성은 믿고 따른다는 얘기다. 인사의 중요성을 거론할 때마다 회자되는 논어의 구절이다. 동서고금(東西古今)을 넘어 모든 시대와 장소를 아우르는 ‘인사만사(人事萬事)’의 진리다.

여기서 인사(人事)는 사람을 채용하고 배치하는 것을 말한다. 만사(萬事)는 만 가지의 일, 즉 모든 일을 가리킨다. 따라서 ‘인사만사’는 ‘사람의 일이 곧 모든 일’이라는 뜻이다. 알맞은 인재를 알맞은 자리에 써야 모든 일이 잘 풀림을 이르는 말이다.

▲민선 8기 오영훈 제주도정의 ‘2023년 상반기 정기인사’가 17일자로 단행됐다. 오 도정의 첫 조직개편과 맞물린 이번 인사는 오 지사의 사실상 첫 번째 인사나 다름 없다. 그래선지 인사 규모는 승진자 136명을 포함해 총 1017명에 이른다. 대규모 교체다.

새로운 관점에서 변화를 주도하고, 일하는 도정 구현으로 제주가 새롭게 도약하는 혁신 기틀을 마련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다보니 인사 규모가 커졌다고 한다. 여성 공직자들의 약진과 함께 도정 현안에 기여하고 가시적인 성과를 보인 직원들이 발탁 승진됐다는 게 제주도의 변(辯)이다.

▲공직사회에서 인사가 실시되면 으레 평가가 뒤따른다. 이와 관련해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제주지역본부는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기엔 기대에 한참 못 미친다는 평을 내렸다. 전임 도정과 차별성이 없고 참신성과 개혁성에서 거리가 멀다는 게다.

앞서 언급했듯이 인사가 만사다. 그러나 100%를 만족시킬 수 없다. 인사권자가 아무리 잘 하더라도, 불평이 나올 수밖에 없다. ‘51%만 만족해도 성공’이란 말이 생겨난 이유일 게다. 그렇다면 요번 인사에 대한 도 공무원들의 만족도는 얼마나 될까.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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