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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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성.신단수

도리와 예법은 마음 건강이지만 이제는 귀찮음으로 전략했다. 숭고한 죽음 장례조차 간소화되고 쉽고 편하게 가자는 게 암묵적인 규칙이다.

슬픔을 위로하기에는 분위기가 썰렁하고 그냥 얼굴 보이는 품앗이 수고이다. 신정과 구정이라는 이상한 모양새는 잘됐다핑곗거리이고 상황에 따라 이쪽저쪽 변해진다.

먼 길이라 안 간다는 굳혀진 사실이고 조상 모시기는 억지강요에 의한 불평이고 후대에게는 물려주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는 비장함까지 더한 배수진이다. 한 뼘 땅에 욕심은 불화의 원인이고 적당한 합의는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거래 도장이 찍힌다.

잠시 숨 고르기 하고 길흉화복은 시작과 끝은 어디일까?’ 심각한 고민은 아니어도 묻고 답해야 한다.

죽음과 삶은 이어달리기이고 철저히 주고받기이다. 작은 것을 내주고 큰 것을 얻는다는 평범한 진리에 밑줄을 그어내자.

힘들고 외로울 때 종교의 기도보다는 돌아가신 누군가의 그리움을 떠올려보자.

은실 씨는 은퇴한 교육자다. ‘깐깐하다평가는 칭찬에 가깝고 세상의 중심이 자기여야 한다. 손해다 싶으면 물불 기리지 않는 싸움 꾼이고 기어코 이기겠다는 아집은 항복을 받아낸다.

배려와 이해는 사치고 낭비다. 완벽할 거 같아도 속앓이 약점은 따로 있다. 장성한 아들 딸이 결혼을 못하고 있단다. 안정된 직장에서 최고라는 평가를 받지만 그쪽에는 재주가 없는지 휴일에도 집안에 박혀 삼시 세끼를 챙겨야 하니 은근히 자격지심에 남보기 창피하다.

건방지게 찾아온 모습도 눈에 거슬렸지만 확실히 짚이는 데가 있었다. 시댁 제사는 언제부터 안 지내냐 하니 뻔뻔하게도 남편과 불화가 원인이란다. 고스란히 물려받은 재산으로 호의 호식하면서 최소한의 정성마저 외면했으니 당연한 결과이다.

그런데 바람은 왜 피웠냐고 하니 지난 일이다 얼버무렸지만 자녀들에게 분명히 나쁜 영향이고 방해꾼이다. 꺼내서는 안 될 말이고 알아도 모르는 척 비밀을 지켜줘야 하는 게 믿고 하는 신뢰지만 잘못을 나무라는 것도 지금을 되짚어보라는 충고이다.

고개를 숙이고 손까지 떨렸지만 겨우 정신을 차리고 무슨 방법이라도 알려 달란다. 차례를 안 지내는것도 순서가 필요하다. 정히 싫으면 오늘 밤이라도 죄송하고 미안하다. 여기까지다. 섭섭함은 있지만 불효를 용서하라’.라고 깔끔한 마무리를 해내라.

그리고 별개지만 연애 감정은 멋있는 추억보다는 가슴의 상처이고 앞으로 오는 일에 조심을 더하라. 알듯 모를 듯 당부는 그의 숙제로 남겨야 한다 늦게 오는 청춘은 사랑 이전에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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