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사라지는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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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형 제주문인협회장

3월이 되어 1학년 입학생이 10명이하이거나 한 명도 없는 초등학교가 30곳이라는 기사를 보았다. 입학생이 1명도 없는 학교도 있었다. 한 달 살기니 일·이 년 살기 등으로 제주로 전학을 오는 바람에 그나마 농촌 학교들이 유지되고 있지만 머지않아 소규모 학교에서 아이들이 사라질 것 같다. 교육환경과 시설은 좋아지는데 아이들이 사라지는 학교, 생각만 해도 두렵다. 농어촌이나 섬 지역의 학교 학생 수가 감소한 것은 어제의 일이 아니고 진행형이다. 강원도를 비롯한 전라권, 경상권 등의 내륙지방에는 학교가 없는 읍면도 있다니 난감할 따름이다. 벚꽃이 피는 순서대로 대학교가 사라진다는 말은 공포로 다가온다. 대학교만 사라질까? 초중고가 사라지고, 교육과 관련된 산업이 사라지고 직업이 사라질 것이다.

우리나라가 안고 있는 문제들은 많다. 북한의 핵문제, 에너지, 환경, 노동력, 주식과 주택가격의 폭락 등 일일이 나열하지 않아도 이대로 가다가는 선진국으로 진입하자마자 다시 퇴락의 길을 걸을 것 같아 불안하다. 그중에서 가장 시급한 문제는 출산율일 듯하다. 저출산, 고령화 문제는 가정뿐만 아니라 국가의 운명을 나락으로 빠뜨린다. 인구가 줄어드는 우리나라 언제까지 존속과 경제력을 유지할 수 있을까? 군인이 줄어들면 남북군사력은 어떻게 되나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260조를 투자하고도 출생아는 인구는 감소하고 있다는 기사를 보았다. 결혼을 하지 않겠다거나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MZ세대가 증가하고 있으며, 결혼한 신혼부부도 43%가 아이 낳기를 주저한다니 아찔하다. 취업과 높은 집값이 결혼을 포기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맞벌이 부부 또한 자녀를 낳지 않는다니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인구수를 늘리는 일은 더 미룰 수 없다. 소극적으로 인구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는 실패로 끝났으니 이젠 적극적으로 결혼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거나 동거부부의 인정이나 한 부모 가정 등 인구를 증가시킬 수 있는 방안이라면,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는 부도덕한 방법만 아니라면 허용해야 한다. 가부장제와 아내에게만 맡기는 가사노동, 경력단절 여성 문제 등 여성으로 하여금 출산의 공포를 안겨주는 환경과 제도도 개선해야 한다. 여성들이 아이를 낳고서도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일은 더욱 중요하다. 다문화가정을 늘리는 방편도 있겠지만 적극적으로 이민제도를 개선하여 한국으로 들어오려는 고급인력이나 한국의 산업현장에서 인정을 받는 실력 있는 성실한 사람들을 받아들이겠다는 정부의 방침은 바람직하다.

정치가나 행정가들에게만 맡기지 말고 국민 모두가 인구수 늘리는 일에 나서야 한다. 나라를 지킬 젊은이가 없으면 첨단무기가 많은들 무슨 소용인가? IT가 사람을 대신할 수 있는가? 산업은 로봇에게만 맡길 것인가? 2050년이 되면 인도네시아나 나이지리아에도 경제가 밀린다고 하는데, 경제가 밀리는 게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의 존속여부가 더 큰 문제로 다가올 것이다. 아이들이 없는 학교가 늘어난다는 말은 우리나라가 소멸된다는 말과 동일하다.





※본란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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