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癡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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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영 편집이사 겸 대기자

‘치매’라는 용어는 부정적이고 차별적 의미가 크다.

‘dementia’(정신이상)라는 라틴어 의학용어의 어원을 반영해 ‘어리석을 치(癡)’와 ‘어리석을 매(呆)’라는 한자로 옮긴 것이다.

일본에서 쓰이던 용어를 들여와 해당 한자어를 우리 발음으로 읽어 사용하게 됐다.

치매에 걸리는 것이 본인이 삶을 잘못 살아서 걸리는 것도 아니고, 나이가 들고 신체가 힘들어지면 누구에게나 올 수 있는 질환임에도 우리는 어리석다고만 치부해왔다.

어리석고 바보 같다는 뜻 자체에서 오는 차별감은 물론 기억력이 나쁜 사람에게 ‘치매 걸렸냐’는 식으로 비하하는 등 부정적 어감이 너무 강하다.

결국 치매라는 용어가 환자들은 물론 그 가족들에게 편견과 차별을 겪도록 조장해왔다.

▲고령화가 가속화하면서 우리나라 치매 환자 수는 2020년 기준 약 84만명에 달할 정도로 흔한 질병이 됐다. 중앙치매센터의 보고서에 따르면 치매 환자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2024년에는 100만명, 2039년에는 200만명, 2050년에는 300만명을 넘을 것으로 예측됐다.

지난 2021년 보건복지부가 성인 12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3.8%가 ‘치매’라는 용어에 대해 ‘거부감이 든다’고 답했다.

거부감이 드는 이유는 ‘치매라는 질병의 두려움 때문’, ‘치매라는 질병에 대한 사회적 편견 때문’, ‘환자를 비하하는 느낌이 들어서’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치매를 대체할 용어로는 ‘인지저하증’(31.3%)을 꼽은 경우가 가장 많았다.

마침 정부가 ‘치매’라는 용어를 다른 말로 바꾸기 위한 개정 작업에 착수했다. 보건복지부와 의료계, 돌봄·복지 전문가, 치매 환자 가족 단체 등이 참여하는 ‘치매용어 개정 협의체’를 구성하고, 용어 개정과 인식 개선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늦었지만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치매를 앓고 있다는 것은 과거를 잊은 것이 아니라 미래를 잃어버린 것이며 무엇을 해야 할지, 무엇을 하려고 했는지를 모르는 채 영원히 낯선 곳에 던져지는 것이다.

치매환자를 세상에서 제외할 존재가 아니라 모두가 뒤따라 가야할 존재로 보고, 그들과 함께 살아갈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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