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건강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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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태익, 시인·수필가·문학평론가

70세가 넘고 보면 건강을 지킨 사람이 참으로 부럽다. 가만히 있어도 건강이 지켜지지 않았을 것이다.

대부분은 여기저기가 아파서, 70세면 건강하던 사람도 병원출입이 잦아지게 마련이다. 웬 병명이 그렇게 많은지도 모른다. 3만6000의 병명이 사람에게 있다던가.

나도 이전에는 비교적 건강했는데, 지금은 악성변비에다 치과 임플란트, 청력악화에다 우울증을 달고 산다. 특별히 관리하지 않음에도 시력이 정상으로 유지될 수 있음은 천만다행이다.

며칠 전에는 갑자기 통증으로 걷지를 못해서 정형외과를 들렀더니, 허리관절염이라면서 별 치료방법이 없다는 선고를 받았다. 걷지를 못하는데 어떻게 운동을 한단 말인가. 참으로 난감한 일이다. 어머니는 4년째 요양원에 계신다. 모자가 요양원에 있는 건 안 될 말이다. 요양원 비용도 한 달에 수십만 원이 들어간다. 형제간에 분담해서 내고 있다.

아내가 발만 올려 놓으면 무릎관절운동이 된다는 실내운동기구를 구입했다. 사용해 보니 꽤 괜찮다. 실내운동기구하면 실내자전거를 우선 떠올리게 되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금방 싫증을 내고 만다. 이번에 구입한 관절운동기구는 텔레비전을 보면서도 기계에 발을 올려놓으면 자동적으로 운동이 되니, 의학적인 효과는 모르겠지만 그런대로 쓸 만하다.

세월의 변화란 무서운 것이어서 이젠 운동을 하지 않는 중년이후의 사람을 보면 무신경한 사람, 건강에 취미가 없는 사람쯤으로 보는 세상이 되었다.

건강에 대한 글을 쓰면서 옛 시절을 더듬어 보니 감회가 새롭다. 지금50대 이상의 사람들은 어렵지 않게 기억이 되살아날 것이다. 잘 먹는 것이 곧 건강이라 생각했고, 잘 먹는 것은 왜 그렇게 힘들었던지 푸지게 한 번 먹고 싶었다. 지금은 조금 여유 있는 사람들은 먹고 싶은 것을 지나치게 먹어서 그 욕망을 자제할 수 있어야 하게 됐다.

문득 어느 사람이 쓴 책의 제목이 떠오른다. ‘누우면 죽고 걸으면 산다.’였다. 사실 서 있으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은 것이 보통사람이 아니던가. 라면 국물은 버리는 것이 건강에 좋지만 그렇지 못하고, 여타 인스턴트식품도 맛있다고 아무런 생각 없이 먹는다.

건강을 위하여 어떻게 해야 될지를 모르는 사람은 없으면서도 지키기는 무지 어렵다. 운동, 금연, 규칙적 생활, 스트레스 관리 등은 쉽게 할 수 있는 것 같으면서도 대부분의 사람에게 어느 것 하나 쉽지 않다.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들에겐 꼭 그럴 듯한 핑계가 따르기 마련이다. 시간이 없어서라든가 업무상 술 마실 경우라든가 등 진짜 운동을 하려고 해도 시간이 없어서인 것처럼 얘기한다.

건강을 위하여 관심도를 높이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의학상식도 해박하다. 그런데 이건 심장에 해롭고, 이건 발암유전인자, 이건 콜레스테롤 등 해박한 지식으로 먹는 것의 선택에 지나치게 신경을 쓰는 친구들이 늘고 있다. 콜레스테롤이 겁나서 식당의 계란반찬은 아예 집지도 못한다. 너무 따지면 음식 맛이 다 도망간다.

운동선수도 늘 운동이 재미있어서 하지 않는다. 보통사람이야 더 말해 무엇 하겠는가. 운동에 스스로 길들여져서 운동을 계속할 수 있는 것뿐이다. 새로운 운동으로 쉽게 바꾸지 못하는 이유다. 건강을 위하여 할 일이 많지만, 운동만은 하고 볼 일이다. 건강100세는 거저 오지 않는다.

‘누우면 죽고 걸으면 산다.’고 하지 않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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