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은 들녘에 초승달과 연못 품은 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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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 월랑지(서귀포시 표선면)
월랑지를 오르는 탐방객
월랑지를 오르는 탐방객

 

번영로 대천교차로에서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를 연결하는 비자림로를 운행하다 성산읍 수산방향으로 향하는 금백조로. 이 도로를 운행하다보면 커다란 좌보미오름 맞은편으로 작은 숲이 하나 있다.
바로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리에 자리한 월랑지라는 이름의 오름이다, 
월랑지는 표고 260.2m, 비고 35m에 북쪽으로 굼부리가 터진 말굽형 오름이다.
월랑지는 달(月) 중에서도 초승달에 비유했다. 위성사진으로 보면 영락없는 초승달 모양이다.
그래서 월랑지라는 이름은 초승달(月)에다, ‘너랑 나랑’ 할때의 ‘랑’과 주위에 있는 못(池), 또는 땅(地)으로 풀이된다. 넓은 들녘에 커다란 연못을 품은 초승달 모양의 오름이다.
좌보미오름 맞은편 작은 숲이 보이는 지점의 도로변 적당한 곳에 주차 후, 도로를 따라 숲 가까이 걷다가 오름 산체와 목장 바닥이 만나는 지점을 유심히 보면 사람이 빽빽한 소나무숲 사이로 사람이 진입할 수 있는 터진 공간이 보인다. 
이곳을 초입 삼아 진입하면 금새 정상에 도착한다.
목재나 타이어 매트 등의 탐방로는 고사하고 그 흔한 오름 안내판 조차 없다.
필자는 우선 월랑지가 품은 연못을  보고 싶어 계속 동쪽으로 걸은 후 적당한 지점에서 목장 옆 잡목과 수풀로 뒤덮인 작은 길로 진입했다. 
얼마를 걸으니 철조망으로 막혀 오른쪽 목장으로 들어가 목장과 작은길 사이 가시덤불로 뒤덮인 돌담 사이를 몇 걸음 걸으니 연못이 나타난다.  
연못이라고 하기에는 꽤 넓다. 물이 가득 고인 못과 못 주변이 습지이고 곳곳에 수초가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어느쪽으로 진입했는지 여러 마리의 말이 풀을 뜯고 물을 마시고 있다.
습지와 산체가 만나는 지점서 무작정 오름속으로 진입. 철조망을 넘어서니 울창한 삼나무 숲이다. 
사람들이 다녔던 흔적은 없고 곳곳에 삼나무 간벌목들이 널려 있다.
10여 분을 오르니 정상 능선. 정상 능선에 도착해서야 초승달 모양의 오름 끝과 끝을 오갔던 오르미들의 발걸음 흔적이 희미하게 눈에 들어온다.
서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니 능선서 가장 높은 지점. 먼저 다녀간 오르미들의 리본 한 두개만 있을 뿐 삼나무와 소나무, 그리고 떡갈나무 등에 가려 조망권은 없다.
월랑지 주변은 좌보미오름, 백약이오름, 동검은이오름 등 동부권 걸출한 오름들이 많아 오르미들의 관심에서 벗어나 찾는 이들이 뜸한 오름이다.
오름의 크기나 멋, 정상 조망권 등에서 다른 오름에 비해 뒤떨어지기는 하지만 다른 오름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월랑지만의 멋을 간직한 어엿한 오름이다.
조문욱 기자

월랑지 옆 연못에서 풀을 뜯고 물 마시는 말들.
월랑지 옆 연못에서 풀을 뜯고 물 마시는 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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