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가 들썩들썩, 어절씨구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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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민예총 ‘2023 탐라국 입춘굿’ 성황리 개최

원도심 활성화 지역상권 연계 프로그램은 미흡
4일 제주시 관덕정 마당에서 박찬식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장을 호장으로, 제주큰굿보존회, 제주두루나눔, 민요패소리왓, 삼도2동통장협의회가 마련한 ‘낭쉐몰이’가 펼쳐져 씨뿌리기를 재현하고, 입춘 덕담을 전했다. 고봉수 기자.
4일 제주시 관덕정 마당에서 박찬식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장을 호장으로, 제주큰굿보존회, 제주두루나눔, 민요패소리왓, 삼도2동통장협의회가 마련한 ‘낭쉐몰이’가 펼쳐져 씨뿌리기를 재현하고, 입춘 덕담을 전했다. 고봉수 기자.

“녹원 어린이 다 모였으면 신명 나는 입춘 한마당을 시작 하랍신다! 어깨가 들썩들썩들썩! 어절씨구 좋다!”

제주시 녹원어린이집 원생들의 신명 나는 외침과 사물놀이로 ‘새철 새날을 노래하다’가 4일 오후 제주목 관아 망경루 앞마당에서 펼쳐졌다.

㈔제주민예총이 마련한 ‘2023 계묘년 탐라국 입춘굿’이 4일 제주큰굿보존회의 오리정 비념과 초감제, 세경놀이 등 입춘굿에 이어 낭쉐몰이와 입춘덕담, 입춘탈굿놀이를 통해 만물이 소생하는 봄의 시작을 알리며 사흘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특히 올해 입춘굿에 처음 도입된 ‘오리정 비념’에서는 하늘의 문이 열려 신들이 하늘에서 하강하면 심방이 오리 밖까지 마중 나가 신들을 안내하며 모시고 데려오는 과정을 재현해 눈길을 끌었다.

또한 한진오 극작가와 이현주 민속학자가 마련한 ‘입춘 스튜디오’에서는 온라인으로 도민과 소통하며 입춘굿에 대한 설명과 질의응답이 이뤄져 도민들이 입춘굿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그동안 코로나19로 인해 이뤄지지 못했던 입춘천냥국수가 마련됐고, 제주향토음식 등 먹거리 마당과 입춘장터, 시민참여 체험마당 등도 풍성하게 펼쳐졌다.

이날 서울에서 온 관광객 이진영(32)씨는 “입춘 행사를 제주에서 처음 경험한다”며 “가족과 함께 제주에서 입춘을 맞고 다양한 행사에 참여하게 돼서 기쁘다. 소원지에는 ‘가족의 건강’을 썼다”고 말했다.

김용자(71)씨 역시 “자식들이 다 서울에 가서 살다 보니 회사 생활 잘하고, 멀리 있어도 건강하게 지내기만 바란다”고 말했고, 입춘굿에 처음 참여했다는 김이수안(13) 어린이와 신유라(11) 어린이도 “우리 가족 모두 100살까지 살고,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행사가 열린 제주목 관아 부근인 칠성로 상점가와 중앙지하상가 등은 비교적 한산해 ‘성안이 들썩’이라는 행사의 슬로건에 비해 지역상권과 연계한 프로그램 개발은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입춘굿에 참여하고 상점가를 찾은 한 가족은 “행사장에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바로 옆인 상점가에는 문을 연 가게도 얼마 없어 적막하다”며 “오랜만에 쇼핑도 하고, 외식도 할 겸 찾았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한편 탐라국 입춘굿은 새로운 신들이 좌정하는 ‘새 철드는 날’인 입춘에 민·관·무(巫)가 하나가 돼 펼쳤던 축제로 최초의 기록은 이원조의 ‘탐라록(헌종 7년, 1841)’에서 찾을 수 있다.

입춘굿은 일제의 문화 말살 정책으로 단절됐다가 지난 1999년 ㈔제주민예총에 의해 복원됐다. 이후 해마다 열리며 제주의 대표적 민속축제로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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