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 연대 정신 잃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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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수형인 1000여 명 억울함 풀어준 장찬수 부장판사
오는 20일자 인사로 제주지방법원을 떠나는 장찬수 부장판사가 20일 법원 4층 대강당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오는 20일자 인사로 제주지방법원을 떠나는 장찬수 부장판사가 7일 법원 4층 대강당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4·3수형인 직권 재심은 지난 수십년간 희생자와 유족 등 수많은 분들이 노력해 온 결실이 맺어진 것이다. 앞으로도 이 같은 연대의 정신을 잊지 말고 앞으로 나가야 합니다.”

그동안 제주4·3 수형인 재심 재판을 전담하다 제주를 떠나는 장찬수 제주지방법원 부장판사가 7일 법원 4층 대강당에서 가진 기자간담회를 통해 그동안의 소회를 밝혔다.

2020년 2월 제주에 부임한 후 4·3 재심 전담 재판부인 제4형사부를 맡으며 재심 재판을 전담해 온 장 부장판사는 오는 20일자 전보 인사를 통해 광주지방법원으로 떠난다.

장 부장판사가 지금까지 무죄를 선고해 명예가 회복된 4·3 수형인만 1191명에 달한다.

장 부장판사는 “처음 부임하면서 제주4·3 재심 사건 업무를 맡으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4·3에 관한 정확한 이해와 지식도 부족한 상태였기에 300명이 넘는 수형인들이 재심청구를 했을 때 너무 막막했다”고 당시 심정을 밝혔다.

2021년 3월 16일 하루에 20개 사건의 결심 공판을 진행, 재심을 청구한 수형인 335명에게 무죄를 선고했던 장 부장판사는 “당시 사건의 규모뿐만 아니라 그 많은 사람들에 무죄를 선고해 법적으로 조금이나마 억울함을 풀어줬다는 점에서 가장 기억에 남은 순간”이라고 말했다.

특히 장 부장판사는 “4·3재심은 서로 다른 이념의 옳고 그름을 따지는 절차가 아닌 법에 따라 판단하는 절차”라며 “4·3사건 자체가 극도로 혼란한 시기 이념의 대립이라는 문제가 겹쳐있기 때문에 이념의 관점에서 바라보려는 시각이 있어 이를 극복하고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법대로 판단하기 쉽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4·3 특별법 전부개정에 따른 특별재심 도입이 진실 규명은 물론 희생자, 유족의 명예회복에 큰 진전을 이룬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일반재판 수형인 직권 재심과 관련한 명시적 입법, 희생자 미결정 수형인 직권 재심에 대한 기준과 절차 등의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장 부장판사는 “앞으로도 군사재판 수형인과 일반재판 수형인 등 3000명 이상 남은 상황에서 그 업무를 더 이상 수행할 수 없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며 “그동안 해 온 재판의 성과를 바탕으로 후임 재판장이 더 잘 이끌어 나갈 것으로 믿는다. 그동안 도움을 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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