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작은 빛이나마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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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창구, 시인·수필가·前 애월문학회장

정권교체기 때마다 우리사회의 높아지려는 탐욕의 욕망에 다수의 사람들이 청문회라는 제도의 틀에 그 명예가 추풍낙엽처럼 떨어지는 모습을 보았다. 당사자는 물론 가족들이 당해야 할 고통을 생각하니 너무 안타까웠다. 세상이 갈수록 각박하고 악해져 있는 것이 아닌지 우리 한번 심각하게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누가 누구를 탓할 수 있단 말인가? 사람은 누구나 태어나는 순간부터 욕망이라는 원죄를 안고 태어났는데 누구는 선이고 누구는 악이라 부정하는 논리가 과연 합당한 것인지. 청산유수와 같은 언변으로 질문하는 정치인이나 그 앞에서 읍소하듯 쩔쩔매면서도 높아지기를 기대하는 당사자들의 표정을 보면서 사회의 슬픈 자화상을 보는 느낌이다.

그래서 정의와 국민을 들먹이는 정치인 등 사회지도층에게 감히 겸손 이라는 의미를 되새겨 보라고 고언하고 싶다. 겸손은 라틴어로 후밀리따스(humilitas)라고 하는데 즉, 땅이라는 말에서 기원했다고 한다. 땅은 모든 것을 안아주고 그 어떤 것도 배척하지 않는다. 세상의 온갖 잡다한 것을 포용하고 불순물은 정화시켜주며 만물을 정화시켜 만물을 성장주는 것이 땅이다. 끝없이 높은 하늘과 정반대의 위치에서 세상의 낮은 곳에 있는 것이 땅이다. 땅은 있는 듯, 없는 듯, 늘 짓밟히면도 세상 모두를 안고 간다. 동양에서는 겸손을 노자의 표현을 빌자면 최고의 선을 '물'로 보았다. ‘상선약수’ 물은 다툼이 없고 스스로 거슬러 올라가지 않으며 항상 내려가기만 한다. 둥근 그릇에 넣으면 둥근 모양이 되고 네모에 넣으면 네모꼴이 되면서도 만물을 키워주고 생명력을 심어준다. 그러니 절대로 될 수 없는 하늘이 되려는 욕망보다는 땅처럼, 물처럼 낮게 살다가 떠나겠다는 겸손을 실천해보자. 결국, 백년도 못사는 우리네 인생이 아닌가.

요즘 같은 각박한 사회에서 스스로를 낮추는 것은 말처럼 그렇게 쉽지 않을 것이다. 어떤 세상인데 가만히 앉아 손해보고 당하기만 한단 말인가. 너무 억울하니 기를 쓰고 올라가야겠다고 항변할 수도 있을 것이다. 스스로 잘난 만큼 잘난 체 하고, 가진 것과 직위에 맞게 과시를 해야겠는지 모르지만 올라간다는 것은 참으로 위험한 일이다. 올라가려다 스스로 추락하는 경우가 있고 주위에서 기어이 붙들고 흔들어 대기도 하며, 어쩌다 높이 올라가면 반드시 그만큼 다시 내려와야 한다는 이치를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높이 오르려면 얼마나 피곤하고 힘든지 미쳐 깨달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필자 역시 과거에 젊은 혈기로 높이 오르려고 쓸데없이 힘들었던 때가 많았던 것 같다. 언제부터인가 함께했던 많은 인연들과 아낌없는 사랑의 정을 나누고 싶고, 태어나서 따뜻하게 먹여주고 입혀주며 사랑해준 내 부모, 이웃, 조국에 대해 더욱 겸손할 것이라고 다짐하곤 한다. 사람은 누구나 빛을 품고 있지만 그 빛을 발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탐욕의 욕망과 이기심, 나쁜 습관 등에 둘러싸여 빛이 밖으로 나오지 못한 사람이 있다. 이제부터라도 마음을 바꿔 틈새로 작은 빛이 새어 나올 수 있도록 더욱 낮은 곳에서 더 겸손하게 맑은 마음, 밝은 얼굴, 좋은 언어, 진정한 감사로 하루하루를 살아가자고 다짐해본다.







※본란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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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진 2023-06-18 15:22:47
국민은 새로운 정치인을 희망하고 있다.
국민이 젊은 정치인들을 원하고 있는 것은 젊음의 힘이 아니고 개혁의 정치 세력을 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구태의연한 자태와 언어 행동에서 예의범절 없는 저질의 젊은 정치인을 국민이 어떻게 좋아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남의 약점만을 잡아내어 소리 내어 외치는 행위가 젊음의 상징이라 생각한다면 정치 초년생으로서 잘못된 출발이라 생각한다.
아직도 대다수 국민은 구태의연한 기성 정치인이 아닌 미래지향적이고 썩은 정치에 물들지 않은 신선한 새로운 정치인을 갈망하고 있다는 사실을 정치권은 기억해 두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아부성 있는 정치인은 국민이 반기지 않는다는 사실을 기억해 두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