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일부 학교들이 유명 브랜드 업체와의 상표권 침해 문제로 교복 디자인을 교체하고 있다.
9일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에 따르면 영국 명품 브랜드 버버리사가 지난해 교복의 체크 무늬에 대한 상표권 침해 문제를 제기함에 따라 유사한 무늬를 사용한 도내 학교들에 대해 교복 디자인을 변경하도록 안내했다.
이에 따라 제주에서 체크무늬 디자인이 들어간 교복을 도입한 14개교(중학교 9, 고등학교 5)가 일제히 교복 디자인 변경에 들어갔다. 최근까지 9개교가 교복 디자인을 변경했다. 나머지 5개교는 현재 디자인 변경 작업을 진행 중이다.
버버리사는 앞서 2019년 한국학생복산업협회를 통해 국내 일부 학교 교복에 사용되던 체크무늬가 상표권을 침해했다고 문제를 제기하며 시정을 요구했다.
한국학생복산업협회는 지난해 5월 버버리측과 조정을 거쳐 2023년부터 교복에 체크무늬 디자인을 사용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버버리측은 올해까지 교복 디자인 변경이 어려우면 적어도 2024년까지 디자인을 변경해 달라는 입장도 밝혔다. 다만 재학생들의 기존 교복은 문제삼지 않기로 했다.
한국학생복산업협회로부터 이같은 내용을 전달받은 제주도교육청은 일선 학교에 신입생들이 입는 교복 디자인 변경 조치를 안내했다.
이에 따라 신입생 교복 디자인을 변경한 도내 9개교에서는 새학기부터 신입생과 재학생이 각각 디자인이 다른 교복을 입고 등교하는 이색적인 풍경이 연출될 전망이다.
제주도교육청 관계자는 “제주를 포함해 전국적으로 200곳이 넘는 학교에서 상표권 침해 문제로 교복 디자인을 바꾸고 있다”며 “디자인 교체에 차질이 없도록 일선 학교에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버버리사의 체크무늬는 1924년 검정, 하양, 주황, 밤색의 패턴에 중세 기사 문양을 넣은 고유의 체크무늬를 선보이며 대중에 공개됐고 인기를 끌면서 버버리 브랜드의 상징이 됐다. 1998년 상표권 등록을 마쳤다. 상표권은 일정 기한이 지나면 만료되는 디자인구너과 달리 10년마다 갱신이 가능해 사실상 영구적으로 보호할 수 있다.
<김문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