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의 나라, 기억의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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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업 전략사업본부장 겸 논설위원

‘훈민정음, 조선왕조실록, 직지심체요절, 승정원일기, 조선왕조 의궤, 해인사 대장경판과 제경판, 동의보감, 일성록, 5·18민주화운동 기록물, 난중일기, 새마을운동 기록물, 한국의 유교책판, KBS 특별생방송 이산가족을 찾습니다, 조선왕실 어보와 어책, 국채보상운동 기록물, 조선통신사 기록물.’

유네스코가 선정하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우리나라 기록물 16건의 면면이다. 국제목록 기준으로 세계 5위이며, 아시아 국가 중 당당히 1위에 올랐다. 그야말로 전 세계가 인정하고 부러워하는 ‘기록의 나라’가 아닐 수 없다.

▲유네스코는 1946년 설립된 유엔의 전문 기구이다. 우리말로 ‘국제연합 교육과학문화기구’라고 한다. 이 기관은 1995년에 ‘세계기록유산’ 사업을 시작했다. 인류의 문화를 계승하는 중요한 유산인데도 훼손되거나 영원히 사라질 위험에 있는 기록 유산을 보존하고 활용하기 위함이다.

사실 세계기록유산이란 번역 때문에 종종 등재 대상이 ‘문화유산’으로 오해되곤 한다. 허나 원문은 ‘Memory of the World’이다. ‘세상의 기억’이란 뜻이다. 말 그대로 ‘보존할 가치가 있는 기록물’이 지정된다. 서적, 문서, 편지, 그림, 사진, 영상 등 거의 모든 기록물이 포함된다.

▲세계기록유산은 해당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14명의 유네스코 국제자문위원회가 2년마다 선정한다. 위원회는 심의과정에서 기록물의 내용보다는 기록물 그 자체에 초점을 둔다. 아무리 훌룡한 내용이라도 당대에 써지지 않고 후대에 재작성됐다면 기록유산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그리고 기록유산으로 등재되려면 국경을 초월한 가치를 지녀야 한다. 한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넘어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소중한 기록물이어야 한다는 의미다. 구텐베르크의 42행 성경, 칼 마르크스의 공산당선언 친필 초안 등이 대표적인 예다.

▲제주4ㆍ3은 보복과 원망이 아닌 화해와 상생으로 국가폭력을 극복한 과거사 해결의 세계적인 모범 사례로 꼽힌다. 제주4ㆍ3의 기록물을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려는 이유다. 그러려면 일단 국민적인 공감대가 전제돼야 한다. 때맞춰 오는 20일 등재추진위원회가 발대식을 갖고 도내외에 출범을 알린다.

그에 앞서 15일부터 ‘온라인 응원 캠페인’도 전개된다. ‘기억의 제주’를 위한 전 도민의 전폭적인 성원과 참여가 요구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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