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는 것을 즐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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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후, 심리상담사/ 논설위원

요즘 MZ 세대라는 용어를 대중매체에서 자주 접하게 되는데 MZ 세대의 청년이 나에게 “우리는 왜 마음이 힘들 때 적지 않은 비용을 지불하며 상담사를 찾아갈까요?”라고 물어보며 직장, 돈, 마음의 병, 사회적 고립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다.

우리가 상담사를 찾는 이유는 내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른 누군가가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길 바라는 것은 본성과 같다. 사람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는 것은 ‘나를 알아달라’는 뜻이다. 나의 마음을 알아주고 인정해 주는 사람을 좋아하는 것은 당연한 심리다. 이러한 점에서 상대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은 곧 상대를 인정해 주는 것이다.

우리는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을 때 ‘답은 반드시 말하는 상대가 갖고 있다’는 전제를 가지고 대화를 이어나가야 한다. 노련한 상담사는 항상 이 대전제를 마음속에 품고 상담을 진행한다. 듣는 기술은 본질적으로 ‘내가 어떻게 이야기할 것인가’가 아니라 ‘상대가 어떻게 이야기하게 만들 것인가’이다. 상대방이 나를 믿고 진솔하게 이야기를 해야 진짜 바람을 알 수 있고, 그 바람에서 해결책을 얻을 수 있다.

심리 상담은 1단계 수용: 자신의 존재를 받아주고, 2단계 공감: 마음을 이해해 주며, 3단계 자기 일치: 자기 생각을 정리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다. 또한 상담자는 경청하며 대화의 방향을 이끌어 나가야 하는데 경청하는 방법에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다음을 주의해 보자. ①조언하지 않기 ②섣불리 자신의 의견을 말하지 않기 ③“그런데 말이야”라고 이야기 끊지 않기

대화를 할 때 상대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자기 이야기를 하고 싶은 마음이 움직인다. 결국 상대의 이야기를 들어주는데 실패하게 된다. 무언가 알려주려고 하는 사람, 자기 의견부터 말하는 사람, 그리하여 상대방의 말할 기회를 뺏는 사람이 되지 말고 사람들을 다가오게 하기 위해서는 무언가를 알려주고 싶어도 참고, 나의 기준에서 상대방을 평가하지 말고 무조건적으로 수용해 주어야 한다. 상대방은 그저 “그만큼 힘들었구나”라는 한마디가 듣고 싶은 것뿐이다.

잘 듣는 사람은 어떤 내용이든 일단 상대의 이야기를 받아들이고 나서 대화를 시작한다. 적당한 거리에서 귀 기울이고 상대가 스스로 답을 내릴 수 있도록 하는 경청의 기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어떤 이야기를 해도 잘 들어준다는 믿음이 생기면 점점 다양한 이야기를 하게 된다. 상대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뿐이니 실컷 말하도록 한다. 이때 “그렇구나, 맞아,”라는 맞장구를 치면서 대화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잘 들을 줄 아는 사람이 되면 관계에서 스트레스 받는 일도 줄어들게 된다.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남의 이야기를 듣는 게 즐거운가요?”라는 질문을 받곤 한다. 상담이면 고민을 털어놓는다고 생각해 어둡고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하다. 하지만 필자는 누구나 겪는 현실감 넘치는 아름다운 경험을 이야기 나누는 것이기 때문에 상담이 즐겁다. 또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수록 나의 마음과 지식의 그릇이 커져 긍정적인 에너지가 쌓이게 된다. 이렇게 잘 들어주는 사람이 늘어나면 사회 문제의 80퍼센트는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준비가 되어있는 소중한 사람이 어쩌면 가까운 곳에 있을지 모른다. 한번 주위를 둘러보길 바란다.
 

※본란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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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사랑 2023-02-23 20:42:13
마음이 서로잘맞고 누군가에게 고민과 속마음을 털어낼수있는거 만큼 더값진건 없지요 좋은글 잘읽었습니다.

제주조아 2023-02-23 09:51:32
누구에게 쉬이 말하지 못하는 속얘기를 털어 놓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 만으로도 마음의 평안을 느낍니다. 듣기는 속히 하고 말하기는 더디하라는 말도 있듯 누군가의 얘기를 경청하는데서 즐거움을 느끼는 모습 실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겨울 2023-02-22 23:54:28
마음이 힘들고 고민이 많을때면 누군가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것 만으로도 큰 힘이 됩니다. 현실적인 조언을 해주기 보다는 본인의 소중한 시간을 나에게 내어주고 귀찮을지도 모르지만 내 이야기를 들어준다는 그 마음 자체가 큰 위로가 됩니다. 저 역시 들어준다는 존재만으로도 힘이 되는 그런 진실된 위로의 자세를 실천해 봐야겠습니다!!

캔디 2023-02-22 23:52:56
상대를 알아주는 것이 상대를 인정하는것이다
정말 힘들고 어떻게 일을 해결할 수 없어
방황할때 나를 알아주는 상대를 만나면
정말 천군만마를 얻은 마음일껏이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캔디 2023-02-22 23:51:57
상대를 알아주는 것이 상대를 인정하는것이다
정말 힘들고 어떻게 일을 해결할 수 없어
방황할때 나를 알아주는 상대를 만나면
정말 천군만마를 얻은 마음일껏이다.
좋은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