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인-임차인 모두 시름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코로나19)가 언젠가 끝날 거라는 희망하나로 버텨왔지만 당장 임대료를 걱정해야 하는 등 이제는 더 이상 버틸 힘이 없습니다.”
27일 제주지역 최대 상권 중 하나인 제주시 연동 누웨마루거리 인근을 살펴본 결과 ‘임대문의’ 안내문이 붙어있는 상가 건물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성황리에 영업 중이던 한 화장품가게는 ‘임대’라는 안내문과 함께 오래된 먼지가 날리고 있었다.
사정은 도내 다른 상권도 마찬가지였다. 제주시 대학로의 한 건물에도 임대문의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한국부동산원 상업용부동산 통계를 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제주지역 중대형 상가 평균 공실률은 9.6%로 지난해 1분기 8.6%보다 1.0%p 상승했다. 소규모 상가 공실률도 3.7%로 지난해 1분기 2.5%보다 1.2%p 상승했다.
부동산업계는 실제 시장에서 느끼는 체감경기는 더욱 악화됐다고 입을 모았다. 상가 시장이 붕괴되면 지역 상권이 침체되는 악순환이 생길 수 있다고 염려의 목소리를 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경기침체, 금리 인상 등의 요인으로 거래량이 뚝 떨어지는 등 상가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며 “지역경제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장사를 그만둬야 되나 고민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경우 공실이 늘어날 우려가 높다”고 밝혔다.
이처럼 상업용 부동산은 경기에 따라 임대료와 공실률이 달라지기 때문에 임대인들의 고민은 늘고 있다.
이와 함께 금리ㆍ고물가ㆍ고환율 3고로 힘들어하는 소상공인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대학로에서 술집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씨(34)는 “직원을 줄여 인건비를 아끼고 코로나19 사태 이후 배달 서비스도 시작했지만 적자는 줄지 않고 있다. 물가는 하루가 다르게 오르지만 그나마 오는 손님들의 발길 끊길까 봐 음식값도 쉽게 올리지 못한다”며 “당장 임대료를 걱정해야 하는 등 이제는 더 이상 버틸 힘이 없다. 매달 적자를 보느니 가게 문을 닫을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