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스런 현실에 던지는 희망의 메시지될 것”
“공포스런 현실에 던지는 희망의 메시지될 것”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기획- 제주 청년 예술가 내일을 얘기하다(6)

김승민 작가
예술공간 이아에서 만난 김승민 작가.

“연기가 펄펄 나는 것을 보고도 이것이 자신이 마주할 재앙인지 확신할 수 없는 우리의 이야기입니다.”

지난해 12월 ‘우연히 마주한 불길이 우리의 눈을 멀게 할 때’를 주제로 개인전을 열었던 김승민 작가(27).

올해 예술공간 이아 레지던시 ‘예술치유 이아로’의 입주작가로 선정된 김 작가를 최근 만났다.

김 작가는 “코로나를 겪으며 일상이 무너진 상태에서, 전쟁, 홍수, 산불뿐만 아니라 이태원 참사, 최근의 지진까지 재앙이 우리의 삶 속으로 깊숙이 들어와 영향을 미치는 경험을 했다”며 “무서운 상황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어야 다음을 기약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존재로서의 ‘나’와 창작자로서의 ‘나’에 대해 설명하며, “이 시대를 살아가는 작가로서 두려움을 직시하고 위협 속에서도 스스로 눈을 제대로 뜰 수 있게끔 도전했던 기록을 공유하고 싶다”고 말했다.

2019년 학생 시절 첫 개인전의 주제는 ‘자연과 인간과의 관계’였다.

김 작가는 “우리가 보는 자연이 자연스러운 자연인지, 아니면 인간이 개척한 만들어진 자연인지 마주하고 싶었다”며 “자연이라고 하면 생태가 있어야 하는데, 근대 이후 숲이나 산림은 많이 사라지고 인간들만 있는 자연을 마주하고 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후 작업은 ‘공포’였다. SNS를 통해 부문별하게 퍼지는 전쟁과 재해의 이미지는 누적되고 반복되면서 공포의 과잉이 일어나는 상황이 됐다.

김 작가는 “공포를 경계하는 것은 맞지만, 두려움이 아닌 새로운 재생의 이미지로 가공하고 싶었다”며 “신화라는 것이 원래 있는 이미지에 상징을 덧대서 잇는 방식이기 때문에 공포를 상징처럼 만들면 더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할 수 있는 대상으로 진화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고 강조했다.

그것은 공포스러운 현실을 조금 더 잘 헤쳐나갈 수 있는 희망의 메시지이기도 했다.

김 작가는 개인전에서 관람객의 반응에 대해 “공감해주시는 분들도 많았고, 솔직히 그림이 너무 어둡고 무섭다는 얘기도 많았다”며 “재앙이라는 것을 예술로만 치환해버리면 현장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에 대해 망각하게 된다. 이를 경계하며 작품에 투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주에서의 작업 활동에 대해서는 작가들간의 네트워킹이 잘 이뤄지고 있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그러나 기획과 비평 분야가 함께 성장해야 제주 예술생태계가 더욱 단단해질 것이라는 바람도 전했다.

김 작가는 “기획자가 성장하면, 좋은 기획전이 마련되면서 궁극적으로 작가들이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