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인공지능에 없는 인간의 통찰
챗GPT 인공지능에 없는 인간의 통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현정석, 제주대학교 교수 경영정보학과/ 논설위원

챗GPT는 인터넷 문서와 책, 위키피디아 자료 등 3000억 개 이상의 자료를 학습하여 인간과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된 인공지능 기술이다. 챗GPT 월 사용자가 1억 명을 초과했다. 챗GPT 인공지능 기술에 대한 전 세계의 관심이 뜨겁다. 챗GPT의 놀라운 성능에 주식시장이 들썩이고, 학교는 과제물을 리포트에서 발표로 바꾸고 있다. 챗GPT는 패턴화된 반복적인 작업을 인간보다 더 잘한다. 식당에서 서빙 로봇으로부터 음식을 받고, 무인 계산기에서 결제하는 현대인들은 챗GPT가 가져올 변화에 벌써 기대 반 걱정 반이다. 인터넷에서 ‘챗GPT 미래’를 검색하면 825만 개의 검색결과가 나온다. 일찍이 불가에서는 깨달음이 말과 글로써 설명될 수 없다고 하였다. 손가락으로 달을 가리키면 달을 봐야지 손가락 끝을 보면 안 된다. 챗GPT 인공지능에는 손가락 끝에서 달로 점프할 수 있는 인간의 통찰이 부족하다. 챗GPT 인공지능이 발전할수록 경계를 뛰어넘는 인간의 통찰이 빛을 발한다.

중국 당나라에서 젊은 승려가 부처가 되기 위해 법당에 앉아 열심히 참선에 집중하고 있었다. 이를 지켜본 나이 많은 승려가 젊은 승려 옆에 앉아 부지런히 벽돌을 돌에 갈았다. 이 모습에 황당해 한 젊은 승려가 나이 많은 승려에게 “지금 뭘 합니까”라고 물으니, 나이 많은 승려가 벽돌을 갈아 거울을 만들려 한다고 대답했다. 젊은 승려가 “벽돌을 간다고 거울이 됩니까”라고 물었다. 그러자 나이 많은 승려가 좌선하는 부처를 흉내낸다고 부처가 되겠냐고 되물었다. 그저 가부좌를 틀었다고 부처가 되는 것이 아니라 본질을 보아야 깨달음의 순간이 오는 법이다.

챗GPT에게 대통령이나 총리 이름을 물었더니 엉뚱한 답을 내놓았다는 흥밋거리 기사가 있다. 챗GPT에게 최신 뉴스나 지식을 물어보면 틀린 대답을 하는 경우가 잦다. 그릇된 과거 데이터를 챗GPT가 학습해버리면 챗GPT는 올바른 대답을 내놓을 수 없다. 백인 남성에 유리한 지난날의 인사기록 데이터를 챗GPT가 학습하면 챗GPT는 백인 남성을 먼저 뽑으라고 제안한다. 챗GPT는 자신이 학습한 데이터가 가진 편견과 오류에서 벗어날 수 없다.

남들은 물감으로 그림을 그릴 때 백남준은 차원을 달리하여 비디오를 이용한 예술을 선보였다. 그의 작품 중에 ‘TV 부처’가 유명하다. 그는 불상 앞에 폐쇄회로 카메라와 TV를 설치하였다. 이 작품은 명상하는 부처가 맞은편 TV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보며 깊이 성찰하는 모습이다. 실재인 부처가 TV 속 가상의 부처를 보면서 명상에 잠겨있다. TV 부처는 동양의 명상과 서양의 과학기술이 한데 어우러진 작품이다. 백남준은 뉴미디어의 환경에 둘러싸인 현대인의 모습을 동양적인 부처상과 TV를 연결하여 나타냈다.

실물 그대로를 찍는 사진이 처음 나왔을 때 많은 사람이 있는 그대로를 찍는 사진에 무슨 통찰이 있느냐고 했지만 다양한 예술 사진이 등장했다. 학교에서는 컴퓨터 코딩을 이용한 창의성을 가르친다. 인간이 기술을 어떻게 바라보고 이용하는 것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으로 사라지는 일자리가 있지만, 생산성 높은 새로운 직업들이 생길 것이다. 인공지능은 이진법으로 빈칸을 채우며 정보를 처리하지만, 인간은 행간의 숨을 뜻을 알아차리고는 자기도 모르게 여러 가지 잡스러운 생각을 하고 만다. 챗GPT 인공지능 기술이 놀랍게 발전하여도 여전히 인간의 통찰은 필요하다.
 

※본란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