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웃음소리 끊긴 텅 빈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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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욱 편집국 국장

이달 초 초등학교를 비롯해 도내 모든 학교가 일제히 입학식과 함께 개학했다.

학교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하고 운동장에서 힘차게 뛰어노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일부 학교에서는 몇 년째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리지 않고 있다.

국토 최남단 서귀포시 대정읍 마라도에 위치한 가파초등학교 마라분교장의 경우 2016년 유일한 재학생 1명이 졸업하면서 올해까지 8년째 휴교에 들어갔다.

제주시 한림읍의 비양도에 자리한 한림초등학교 비양분교도 취학 아동이 없어 2019년부터 문을 닫은 후 올해까지 5년째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리지 않고 있다.

추자초등학교 신양분교장은 지난 1월 재학생 1명의 졸업식이 열린 후 올해 취학아동이 없어 문을 닫을 위기에 처했었다. 다행히 올해 2학년 학생이 전학오면서 휴교 위기를 면하게 됐다.

도서지역 분교뿐 아니라 시내권 초등학교에서도 전교생의 수가 10명을 넘기지 못한 학교들이 더러 있다.

출산율 저하로 취학 아동 수가 감소하면서 상당수 학교들이 몇 년째 굳게 문을 닫거나 휴교 위기에 처해 있다.

넓은 운동장에서 힘차게 뛰어 노는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모습과 건강한 웃음소리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

새로 태어나는 아이들이 빠르게 줄면서 인구 대재앙이라는 말까지 생겨나고 있다.

통계청의 2022년 인구동향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출생아 수는 24만9000명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1970년대 초반 국내에서 1년 동안 100만명이 넘는 아이가 태어나기도 했다.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은 0.78명으로 역시 1970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낮았다.

우리나라는 2013년부터 줄곧 OECD 국가 중 합계출산율 꼴찌를 기록하고 있다. 2020년 기준으로 합계출산율이 1명 미만인 나라는 우리나라뿐이다.

제주 역시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92명으로 7년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지난해 제주지역 출생아 수는 3600명으로 1981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영국의 옥스퍼드대 인구문제연구소는 우리나라가 인류 최초로 소멸 위기에 놓여 있다고 이미 7년 전에 예측했다. 2016년 당시 합계출산율 1.17명. 이 출산율이 유지된다면 2016년 5000만명이었던 한국의 인구는 120년 후에는 1000만명으로 급속히 줄어, 2750년에는 한국인이 한 명도 남지 않는 다는 것이다.

인구는 국가 발전의 원동력이다.

하지만 일자리 부족, 치솟는 집값, 사교육비 부담, 육아문제, 빈부 격차 등으로 젊은이들이 결혼을 꺼리고, 출산을 기피하면서 인구가 줄고 있다.

인구 증가를 위해 정부뿐 아니라 각 지자체마다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제주의 경우도 출산 지원을 위해 2021년 58억7000만원, 지난해 80억6900만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저출산 문제는 어느 특정 분야에 일회성 재정 지원을 통해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다.

청년 취업난, 집값 문제, 육아문제 및 사교육비 문제 등 사회 전반에 깔려 있는 벽을 허물어야 한다.

엊그제 한 언론에서 일본의 대기업이 자국의 출산 장려를 위해 다음 달부터 한 직원이 육아휴직을 가면 같은 부서의 동료들에게 최대 10만엔(약 96만원)을 지급하는 ‘육아휴직 응원수당’을 실시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우리나라도 아이 낳기 좋은 사회적 분위기로 집집마다 아이의 울음 가득하길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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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19 07:57:19
공감 전혀 안됨

ㅎㅎㅎ 2023-03-16 21:39:53
울 학교는 않그런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