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학대 없는 제주, 관심과 실천으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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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학대 없는 제주, 관심과 실천으로부터

임상우, 제주서부경찰서장 총경



지난 4일 경기도 양평군 한 주택에서 1000여 마리의 개가 굶어 죽은 채 발견된 ‘최악의 동물학대’ 사건이 발생했다. 국민들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살인, 강도와 같은 강력범죄 못지않게 분노했다.

제주서부경찰서 관내에서도 지난해 4월 주인에 의해 생매장된 푸들 ‘베리’ 사건과 입과 발이 결박당한 강아지 ‘주홍이’ 사건이 발생했고, 8월 말에는 70㎝ 화살이 박힌 채 6시간 넘게 돌아다닌 말라뮤트가 발견되는 등 엽기적인 동물학대 사건들이 잇따랐다.

지난해 8월 16일 서부경찰서장으로 부임하면서부터 동물학대 사건에 대한 엄정한 수사의지를 피력했지만, 위 ‘화살 개 사건’을 아직 해결하지 못해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

서부경찰서는 이 잔인한 동물학대 사범을 끝까지 추적해 검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동물학대 처벌 수위는 꾸준히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 동물보호에 대한 일반인들의 의식 수준은 높지 않다.

지난 2월 농식품부가 발표한 ‘2022년 동물보호에 대한 국민의식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반려동물 양육자의 22.1%가 ‘양육을 포기하거나 파양을 고려한 경험이 있다’고 답하는 등 여전히 적지 않은 반려인들이 동물을 상황에 따라 버릴 수 있는 물건으로 여기고 있다.

다시 집에 돌아오지 못하는 점을 악용해 섬인 제주에 반려동물을 버리고 가는 ‘원정 유기’도 매년 끊이지 않고 있다. ‘동물학대를 목격하면 어떻게 하겠는가’라는 질문에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13.1%에 달했다.

연쇄살인범 유영철, 강호순, 정남규는 사람을 살해하기에 앞서 동물을 학대했다.

다수의 해외 연구에 따르면 흉악범죄자들 대부분이 동물학대 전력이 있다고 한다. 유년기에 본인보다 약한 존재인 동물을 함부로 대하다가 약자·소수자에 대한 차별적이고 폭력적인 행동으로 나아간 것이다.

이런 점에서 올 초 제주도의회가 ‘동물사랑교육에 관한 조례안’을 시행해 제주 지역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동물학대 예방 교육을 준비중인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제주서부경찰서도 이에 발맞춰 지난 7일 관내 초·중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신학기 캠페인을 실시하며, 학교폭력뿐 아니라 동물학대 예방 홍보·교육도 병행했다.

특히 이날은 도청, 시청, 교육청의 동물학대 담당 주무과장·장학사들과 동물보호단체 회원 등 약 50명이 함께해 동물학대 예방에 대한 지역사회의 높은 관심을 체감할 수 있었다.

간디는 ‘한 나라의 위대함과 도덕적 진보는 동물에 대한 처우를 보면 알 수 있다’(The greatness of a nation and its moral progress can be judged by the way its animals are treated)고 말했다. 대한민국은 어느덧 국민 넷 가운데 한 명꼴로 반려동물을 키우는 나라다.

올해는 높아진 국격만큼 동물의 삶의 질도 개선돼, 더 이상 안타까운 소식이 들리지 않길 바라본다. 서부경찰서 경찰관들부터 동물학대 예방 활동과 검거에 앞장서겠다.
 



▲제주가 낳은 찔레꽃 가수 ‘백난아 기념관’에 대하여

장문석, 서귀포시 상효동



‘찔레꽃 붉게 피는 남쪽나라 내 고향 언덕 위에 초가삼간 그립습니다. 자주 고름 입에 물고 눈물 젖어 이별가를 불러주던 못 잊을 사람아.’

이 추억의 노래는 제주 섬이 낳은 그 옛날의 유명한 가수 백난아가 부른 노래다.

나는 서울에서 살다가 제주가 좋아서 서귀포시로 이주한 지 10여 년이다. 우리 부부는 지난주 모처럼 따뜻한 날씨가 계속돼 봄 향기를 맡으며 제주시 한림읍 명월리에 있는 가수 ‘백난아 기념관’을 찾았다. 오래전에 폐교된 명월초등학교 옆에 작은 쪽방을 만들어 사진 몇 장만 달랑 붙여 놓은 게 전부였다.

가난한 시골 동네 사랑방만도 못하고 그냥 방치된 지저분한 상태로, 전국에서 구경차 모여드는 사람들의 표정이 밝지가 않았다.

요즘 트로트 열풍이 불면서 전통 가요도 다시 조명을 받고 있다. 그 옛날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찔레꽃 외에 낭랑18세, 금박댕기, 망향초 사랑, 북청 물장수, 아리랑 낭랑, 직녀성, 황하다방 등 많은 가요를 불러 우리 국민들의 가슴속에 아름다운 추억의 모습으로 떠오른다.

서귀포시 이중섭미술관, 대정 추사관에 버금가는 백난아 기념관을 다시 조성하자는 제안을 지자체 관계 당국에 바란다. 독지가를 찾든지, 성금을 모으든지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정치적인 관계 행정으로만 움직이지 말고 우리 도민들의 높은 품격으로 제주도가 낳은 우리의 가수 ‘백난아 기념관’이 재탄생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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