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제주인을 위한 하늘길 정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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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주, C&C 국토개발행정연구소 소장/ 논설위원

1942년 일본군은 제주읍에 ‘정뜨르비행장’을 건립했다. 8·15 광복 후에는 미군이 이 공항을 인수하였고, 1946년 미 군정청 소속?C-47 민항기가 서울·광주노선에 주 2회 취항하면서 운항이 시작됐다. 민항의 시대가 열렸고, 이후 대한항공 전신 항공사가 1949년 서울·부산노선에 취항했다. 그러나 한국전쟁 여파로 제주노선은 한동안 전무했다. 1955년에 정기노선이 부활됐고 1958년 정부는 제주공항을 정식공항으로 개항했다. 1968년 4월 국제공항으로 승격됐으며, 1969년에는 대구노선과 최초의 국제선인 제주·부산·오사카 노선이 생겼다.

제주공항이 역사에서 활성화된 시기는 제주도가 관광지로 본격 개발되는 시기와 정확히 맞물려있다. 제주개발이 본격 추진됐던 1980년대 후반부터 현재까지 내국인의 국민소득이 향상되고 관광객이 붐비면서 항공여행을 선호하는 탓에 제주공항의 여객수용 한계치를 계속 초과하면서는 확장 공사를 계속 추진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2000년대 이후 제주도를 동북아 거점도시로 제주국제자유도시를 건설하려는 복안이 제시되면서는 뱃길보다 하늘 길을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해진 결과, 국내외 항공기 이착륙을 위한 제주공항의존도가 크게 높아지면서 급기야는 제2공항건설 논란사태까지 불러왔다. 최근 정부가 전략적 환경영향평가를 허용할 것이라는 보도에 따르면 제2공항 건설도 가시화될 모양새다.

최근 제주공항의 1시간당 항공기가 활주로를 뜨고 내리는 횟수인 슬롯이 35회에 달한다고 한다. 이는 1분43초마다 한 대씩 이착륙한다는 뜻이다. 고밀도 슬롯 운영 덕에 2022년 제주공항 이용객이 3000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코로나 사태 이전인 2019년보다 100만 명 이상 많다고 한다.

올해 코로나 상황이 정상화되면서 해외여행의 물꼬가 트이자 국내 항공사들이 제주노선 항공편을 빼내서 해외노선에 투입하다보니 제주도민들의 항공권 구입난이 갈수록 심화되고 1인 왕복요금이 25만원 이상으로 치솟았다는 전언이다. 그렇다고 이 상황에서 제주도 당국이 적의 대처할 수 있는 뾰족한 방안을 제시하는 것도 아니다. 지역 언론보도에 의하면, 도의회는 도민에게 여객기는 대중교통 수단인 만큼 정부 차원에서 대중교통 이용에 준하는 교통편의를 지원해야 한다거나 유류할증료 할인 또는 면제, 항공기 요금 세액 감면 등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는 등 고식적인 항공권 대란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도차원에서도 “갖고 있는 대처 방안이 없다”며 “다만 항공사와 국토교통부에 대형 항공기 대체 투입을 건의하고 있다”고 입장을 털어놨다.

이제 제주사람들에게 하늘길 이용은 일상에서 육지 사람들이 고속도로나 국도를 이용하는 것처럼 필수불가결한 생활패턴이 돼버린 지 오래다. 그런 점에서 제주도와 육지부를 연결하는 ‘항공노선의 건설 또는 개설’의 목적은 육지 사람들이 고속도로와 국도를 이용하듯 적정가격에 뭍에 오르내릴 수 있게 해줄 필요성이 있다. 교통편의를 위해 제주에 공항이 만들어지고 항공노선이 결정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행정은 관광 붐과 관광객 운송만을 위한 공항개발과 노선개발을 최우선 정책과제로 삼으려 한다. 이제는 제주도민 중심이어야 한다. 특히 산업구조가 빈약하고 평균소득수준이 낮은 제주사람들이 뭍 왕래에 연간 2000억 원 이상 소진되는 현실을 감안하여 따뜻한 하늘길 정책이 제시됐으면 한다. 그게 제주사람들을 위하는 길이 아닌가?



※본란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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