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잔 밑이 어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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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성. 신단수

씨 뿌리지 않는 게으른 농부가 풍년을 기대한다면 어리석다 핀잔을 들어야 하지만 어쩌면 내가 아닐까 되짚어봐야 한다.

초라함을 벗어나는 방법은 선한 베풂이다는 배고픈 노숙자에게 따듯한 밥 한 그릇은 기도의 제목이 현실이 되는 아름다움이고  달그락 거리는 동전몇푼의 노래는 멀리 울려 퍼져 메아리로 돌아오며 답답했던 가슴의 단비를 뿌리는 시원함이다. 

밑져야 본전 생각을 마쳤으면 근사한 목표 출반선에 서보자. 뜻하지 않은 행운이나 웃음과 감동을 주는 소식을 들었다면 착한 행동에 대한 보답이다. 적게 주고 많은 것을 얻겠다는 피곤한 욕심보다는 줄 수 있음에 감사함이고 건강한 오늘을 보냈다면 신의 배려임을 알아내자. 
오지 않을 것 같은 선물은 진행형 빠른 속도로 달려오고 있으며 필요한 순간에 백마 탄 왕자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처음의 주저함은 당연한 순서이고 익숙해지면 걸음은 경쾌히 뭔가 뿌듯함에 어깨는 높아지고 기분은 두둥실 구름을 타는 엄지 척 칭찬이다. 누구라도 만나면 편안해 보이세요 인사는 나이 듦과 얼굴에 대한 책임이고 삶의 본질을 깨우치라는 매서운 회초리다.

지인의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연락은 깊은 한숨이다. 전쟁통에 다리를 다쳐 몸은 불편했지만 이웃에 딱한 사정을 지나치지 못하는 의리 파고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성격에 괜한 손실도 따르지만 타협하지 않는 자존심이다. 

마지막 유언이라 집에서 장례를 치렀는데 옛날 전통 방식을 그대로 따르니 조문 온 사람들도 특별한 구경거리다. 나라를 위해 싸운 참전 용사라 호국원에 안치될 예정이란다. 당연히 받을 권리이고 남아있는 식구들에게는 작은 위안이다. 

슬픔을 나누고 대문을 나섰는데 앞 텃밭에서 강력한 끌림이 왔다. 호기심에 여기저기 살펴보니 과연 진짜 명당이 숨겨져 있었다. 가로 세로 해봐야 석자 남짓인데 자연장을 해서 묻으면 발복은 따놓은 당상 두말하면 잔소리다. 

상주에게 자초지총을 이야기했더니 알았단다. 서로 간의 믿음이 있었기에 정신 나갔냐 험한 반대에 부딪쳤지만 나쁜 상황이 오면 언제라도 원 위치 시키겠다 각서까지 쓰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임신이 되지 않아 전전긍긍이었던 아들 내외가 쌍둥이를 낳았고 우울증을 앓던 딸이 언제 그랬냐 털고 일어났단다. 끼어 맞추기 억지가 아니냐 따지기 이전에 인과응보는 선과 악 어느 것을 택하느냐이고 불변의 법칙이다. 지금의 소중함과 잘하고 있는가에 밑줄을 그어 밝은 희망을 만들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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