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기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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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국, 시인·교육학박사/ 논설위원

계기교육은 학교 교육과정에 제시되지 않은 특정 주제에 대해 이루어지는 교육이다. 특정 기념일 또는 시사적인 의미를 가진 주제를 다루는 경우가 많다. 설날을 맞아 설날의 유래와 의미를 선생님이 가르쳐 주는 것, 삼일절을 맞아 학생들에게 삼일정신에 대해 그 의미를 가르치는 것, 광복절에 대해 수업하는 것 등은 대표적인 계기교육이다.

국가적 행사뿐만 아니라 시사적인 특정 주제에 관해서 이루어지는 수업도 계기교육이다. 이를 테면, 호국보훈 교육, 생명 존중 교육, 4·3이해 교육 등도 이에 해당될 수 있다. 이렇게 다양한 계기교육 중에서 국가행사로 이루이지는 계기교육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 특히 국가 공휴일로 지정되어 학교나 직장이 문을 닫고 하루를 쉬는 행사일이 많다. 대체로 쉬는 날로 기억하지만 왜 오늘이 쉬는 날인지, 왜 공휴일인지를 생각해 보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학생들에게 공휴일의 의미를 물어보면 엉뚱한 대답이 나오는 경우를 접할 수 있다.

1980∼1990년대까지만 해도 이러한 계기교육은 철저히 이루어졌던 기억이 있다. 삼일절, 현충일, 광복절 등 국가적 공휴일이 다가올 때마다 학교에서 그 의미를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관련 노래도 불러보고 새로운 결의를 다지는 행사도 했던 것을 기억한다. 그런데 어느 순간에 이러한 계기교육은 마치 고리타분한 교육으로 여겨져 버렸고 그저 하루 노는 날, 달력상의 빨간 날로만 기억되고 있는 실정이 되고 말았다. 여기에는 교육과정이 여러 차례 바뀌는 과정에서 역사를 소홀히 다루거나, 시대적 유행에만 크게 쫓아가는 잘못된 시각, 아니면 극단으로 치닫는 이념의 양극화 현상이 반영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국가가 국경일로 정하여 하루를 쉬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그렇다면 그 의미를 되새기고 새로운 다짐을 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며 특히 학생들을 가르치는 학교의 몫이다.

우리가 계기교육을 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국경일의 의의와 역사를 바로 알고 새로운 다짐을 할 수 있다. 국경일은 역사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역사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미래도 없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 할 수 있는 사실이다.

둘째, 국가적 정체성 확립에 도움을 준다. 나에게 국가란 무엇인가에 대한 의미 있는 이해와 국민으로서의 나아갈 방향이나 추구해야 할 가치를 실천해 나가는 기초를 다질 수 있다.

셋째, 우리의 민족 문화를 발전시키는 계기를 마련 할 수 있다. 즉, 우리 민족이 지녀 온 자랑스러운 고유의 문화를 이해하고 계승해 나갈 수가 있다.

미국의 경우에도 우리처럼 많은 국가 공휴일이 있지만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계기교육을 보면 그들의 국가에 대한 자긍심과 정체성 확립에 커다란 의미를 제공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나의 예로 미국에는 ‘대통령의 날’이 국가 공휴일인데 이 날은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두 명의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과 에이브러햄 링컨의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서 만들어졌으며 이 날을 그들은 대통령에 대한 최고의 존경과 나라와 자신에 대한 긍지를 지니는 기회가 되도록 계기교육이 잘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를 기념하는 한글날이 있지만 근래에 들어서 그 정신이 많이 퇴색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계기교육은 시대와 정권을 떠나서 나라사랑의 마음과 결심을 새롭게 할 수 있는 중요한 교육활동이다. 이는 낡은 교육이 아니라 중요하고 꼭 필요한 현실적인 교육임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본란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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