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완동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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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두흥, 수필가/ 논설위원

어느새 3월의 끝자락입니다.

하루가 다르게 날씨가 따스해지면서 어린이 놀이터나 야외 운동기구가 있는 곳에 이따금 젊은 여성이 애완견에 목줄을 채우고 건넙니다. 한 손에 배변 봉투를 다른 손에는 강아지의 줄을 붙잡고 놀이터 마당을 거리낌 없이 한가히 돌아다닙니다. 애완견은 전봇대가 보이면 그 곁에서 한쪽 다리를 들고 누가 보거나 말거나 소변을 봅니다.

애완동물이란 말은 1983년 10월 27~28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국제 심포지엄에서 처음 제안되었습니다. 동물 행동학자이며 노벨상 수상자인 콘라드 로렌츠의 80세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오스트리아 과학아카데미가 주최한 이 심포지엄의 주제는 ‘인간과 애완동물의 관계’에서 나왔다고 합니다.

애완동물이란 사람들이 좋아하여 가까이 두고 귀여워하며 기르는 동물로, 한편 반려동물이라고 하지요. 세밀히 말하면 가축의 한 부류라고 할 수 있으나, 가축은 유무형의 자원을 얻기 위해 키우는 동물을 뜻하므로 실제 생활에서는 분리하여 부르는 게 보편적입니다. 주로 키우는 개와 고양이를 떠올리기 쉽지만, 여러 종류의 다양한 애완동물이 있지요. 2020년 기준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의 애완동물 기르는 가구 비율은 27.7%이며, 4가구당 한 집이랍니다.

애완동물을 제대로 돌보려면 아이를 키우는 것만큼 돈이 필요하지요. 사료, 간식 병원비는 물론 주거시설도 있어야 하고 먼 거리를 가려면 자동차는 필수입니다. 애완동물로 인해 개 물림이나 전염병이 발생한다면 민폐에 대한 법적 민형사상 책임을 져야 합니다. 어린 자녀가 애완견 키우기를 원하여 사달라고 했을 때 끝까지 자녀가 책임지고 돌보지 못하겠다면 사서는 안 됩니다. 항상 예쁜 짓만 하는 게 아니라 미운 짓만 골라서 할 때도 있고, 병들거나 성격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지요. 키우지 못하게 되더라도 애완동물을 책임져줄 곳을 알아보고 보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사전대책도 없이 버린 뒤 피해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집을 자주 비우는 경우도 생각해야 합니다. 동물을 제대로 돌보지 못해 스트레스를 받게 한다면 분명한 학대입니다. 노년에 접어든 애완동물을 뒷바라지해 주는 일도 만만치 않고 아픈 곳도 자주 생깁니다. 수시로 돌봐줘야 하고 비용이 예상외로 많이 지출됩니다.

무책임하게 애완동물을 데려왔다가 나중에 갖가지 이유를 들면서 버린다면 당장 본인은 편할지 모르나 동물에게는 사형선고나 마찬가지입니다. 키우기 시작했다면 끝까지 책임져야 하지요. 우리나라에서 한 해 유기되는 동물의 숫자는 2019년 기준 13만 마리에 이르고, 매년 증가 추세에 있다고 합니다. 동물을 키우면 소리나 냄새가 나지요. 이웃이나 집주인과 분쟁을 겪게 될 경우도 일어납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동물 키우기를 금지하는 곳들도 있답니다. 애완견은 한번 쓰고 버리는 장난감이 아니지요. 사람과 눈 맞추고 교감하는 생명체입니다. 아프거나 장애가 있을 때 귀찮다는 이유로 길거리나 유원지에 몰래 버려서는 안 되지요. 반려견을 들일 때는 일생을 돌봐 줄 수 있는지 진지하게 고민하는 성숙함이 따라야 합니다. 아이가 사고 치면 부모가 책임지듯, 애완견도 마찬가지입니다. 주인에게는 소중한 가족과 같은 존재지만 남에게는 수많은 동물 중 하나일 뿐이지요. 예상되는 문제점을 파악하고 다툼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합니다.

애완동물을 끝까지 책임지고 기를 수 없다면 처음부터 거두지 않는 것이 현명한 선택입니다.



※본란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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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리맘 2023-03-27 22:17:52
우리에게 강아지는 식구랍니다^^

소정아빠 2023-03-27 22:16:05
좋은글 항상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