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호들의 ‘중꺾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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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업 전략사업본부장 겸 논설위원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은 12년 만에 16강이란 대업을 이뤄냈다. 허나 가는 길은 순탄치 않았다. 우리 축구 대표팀은 조별리그 1차전에서 우루과이와 0대 0으로 비겼다. 이어 가나와의 2차전에서 2대 3으로 석패하며 16강 진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태극전사들은 그러나 마지막 운명의 3차전에서 난적 포루투갈에 극적인 2대 1 역전승을 일궈내며 16강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1대 1로 팽팽하던 후반 추가시간 손흥민의 도움을 받아 터트린 황희찬의 결승골은 축구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이 됐다.

▲우리나라는 비록 16강전에서 FIFA 랭킹 1위 브라질에 1대 4로 패하며 분루를 삼켰다. 하지만 태극전사들은 잇따른 부상과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대회 내내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즉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투혼을 발휘해 값진 성과를 쟁취한 게다.

무엇보다 16강이 확정된 뒤 보여준 태극전사들의 세리머니는 백미 중의 백미였다. 선수들이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중꺾마)이라고 적힌 태극기를 관중석에 건네받아 활짝 펼쳐 든 게다. 이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면서 이 문구는 전 국민의 마음을 울렸다.

▲중꺾마는 2022년 연말의 대한민국을 강타했다. 스포츠는 물론 사회 전반에 확산된 게다. 이 문구는 어떤 경우에도 포기하지 않고 불굴의 의지 나타내는 말로 현재까지 회자되고 있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도 결코 물러서지 않는 용기의 상징이 된 거다.

원래 이 문구는 e스포츠인 ‘2022 롤드컵’(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부터 시작됐다. 작년 가을 프로게이머 ‘데프트’(김혁규)가 부상과 시련 속에서도 역전을 거듭하며 마침내 롤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그 과정에서 데프트는 한 유튜브의 영상물과 인터뷰 했는데, 바로 그 제목이 중꺾마였다.

▲‘제주의 미니 월드컵’인 ‘2023 제주일보 백호기 전도 청소년 축구대회’가 30일부터 내달 2일까지 나흘간 열린다. 이번 대회엔 초중고교 18개팀이 출전해 백호기를 놓고 자웅을 겨룬다. 코로나19를 이겨낸 용맹한 백호의 전사들이 모교의 명예를 걸고 진검 승부를 펼치는 게다.

올해는 코로나19 이후 4년 만에 재학생들의 응원이 자율적으로 진행돼 녹색 그라운드를 뜨겁게 달군다. 그래선지 우승에 대한 선수들의 열망이 그 어느 때보다 크다. 과연 어느 팀이 정상에서 포효할까. 그야말로 중꺾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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