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에 즈음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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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에 즈음하여

이동일, 제주시 조천읍 주민자치위원회 위원



봄부터 소쩍새가 피를 토하듯 울어대고 밤새 동백은 목을 꺾고 떨어지는데, 어찌 이 4월만 돌아오면 땅에 떨어져 나뒹구는 동백꽃이 왜 이리 더 붉게만 보이는가. 우리 제주의 사월은 어찌 날씨만큼이나 음산하고 가슴 아픈 기억이 곳곳에서 소쩍새의 울음처럼 피를 토하는 것만 같은가.

최근 20세기 중엽에 겪었던 4·3 이야기와 고려 말에 최영이 우리 제주, 특히 ‘묵호의 난’이라고 해 ‘진압이 아니고 섬 전체 탐라인을 토벌했다’라는 말이 곧 1947년 4월에 자행된 4·3과 이어지면서 참으로 개탄스럽다.

4·3과 같은 어려움을 이겨온 우리 제주인들은 자부심과 긍지를 갖고 오늘을 살고 있다.

특히 만들어진 지 20년이 넘는 제주시 조천읍 주민자치위원회는 마을의 기쁜 일과 어려운 일을 행정기관과 함께하면서 마을의 안정을 도모하는 데 큰 힘이 되고 있다. 주민자치위원회는 주민자치를 강화하고, 주민자치센터의 운영 사항을 심의·자문하기 위한 목적 등으로 설립된 합의제 기관이며 각계각층의 주민 대표가 구성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전국적으로 시범 실시되고 있는 주민자치회가 제주에서도 시범 운영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고 한다. 주민자치회는 주민자치 대표기구이자 읍·면·동 민관협치 기구로, 주민자치사무뿐만 아니라 업무수탁, 자치계획 수립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고, 참여예산과 주민세 등의 새로운 재원으로 주민총회에서 결정된 자치계획을 실행할 수 있다.

주민자치제 실시로 조천읍을 비롯한 제주지역 읍·면·동 주민의 삶의 질이 한층 더 높아졌으면 한다.
 




▲뻔뻔함 말고 당당함(떳떳함)을 갖춰야 할 때

김승민, 서귀포시 경제일자리과



전직 대통령 고(故) 전두환씨의 손자 우원씨가 광주를 찾아 5·18민주화운동 희생자와 유가족에게 “할아버지는 5·18 죄인이자 학살자”임을 지적하고 “본인 또한 죄책감이 크다”라며 무릎을 꿇고 사죄했다.

생전의 전씨가 “29만 원이 전 재산”이라는 주장으로 뻔뻔함의 극치를 보여준 것과 대비되는 장면이다.

우리 사회에는 악행과 부조리, 뻔뻔함으로 축재되고 전해지는 풍요로움을 축복으로 여기며 자신 있게 살아가는 이들이 상당수 존재한다. 탐욕에 의해 쌓인 업보는 그들의 후손들에게 괴로움으로 이어질 것이고, 우리 사회에도 어두운 그림자를 더하고 있으니 답답할 따름이다.

뻔뻔함과 당당함(떳떳함)은 사뭇 다르다. 자신의 부끄러움을 자각하지 못하는 뻔뻔함과는 달리, 떳떳함은 자기 자신에게 허물이 없다는 자신감과 청렴함에서 비롯한다. 좋은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 줄 수 있듯이, 특히 공직자는 청렴해야만 사회를 맑게 이끌어 갈 수 있는 법이다.

최근 일부 공직자의 초과근무수당 부정 수령 의혹이 불거져 제주도 전체 공직사회의 신뢰를 크게 훼손하고 있다. 이는 그간의 공직생활과 바꿀 만큼 한 줌의 가치조차 없는 것은 물론 뒤를 잇는 후배 공직자와 후손에게도 짐을 지우는 일이다. 최고의 어리석은 선택이 아닐 수 없다.

공공의 이익과 가치를 추구해야 하는 공직의 길을 걸어감에 있어 스스로 떳떳함을 유지하기 위한 끊임없는 다짐과 실천이 이어져야 할 것이다. 공직자의 청렴함은 책임지고 지켜야 할 의무임을 잊지 말자.
 



▲제주 생태계의 허파, ‘곶자왈’ 보존을 위해

오세빈, 제주대학교 행정학과



어느덧 춘분(春分)이 지나고 청명(淸明)에 접어들었다. 봄은 생명의 계절이다. 대부분의 동식물은 봄이 돼야 푸름과 생명을 되찾는다. 그런데 제주에는 계절과 상관없이 사시사철 푸른 곳이 있다. 바로 ‘곶자왈’이다.

‘곶자왈’이란 제주의 고유어로, ‘곶’과 ‘자왈’의 합성어다. ‘곶’은 숲을 뜻하며, ‘자왈’은 ‘나무와 덩굴 따위가 마구 엉클어져서 수풀같이 어수선하게 된 곳’으로 덤불과 같은 뜻이다.

오늘날의 곶자왈은 독특한 자연환경 덕분에 다양한 열대 북방한계 식물과 한대 남방한계 식물이 공존하는 숲을 형성하고 있다. 이는 세계에서 유일한 제주도만의 독특한 형태의 숲으로, 수많은 동식물의 서식지가 돼주는 생명의 숲 그 자체이다. 제주특별자치도에서는 1997년부터 곶자왈 지대를 지하수 보전 2등급 및 생태보전지구 3등급 지역으로 구분해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중요도에 비해 실제 보전은 뒷전인 상태다.

제주의 고유한 자연유산인 곶자왈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지하수 보전 등급을 1등급으로 상향해 개발 행위에 대한 법적인 제한 규정이 강화되어야 한다. 또한 법적 규제 및 교육과 같은 지방정부 차원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도민의 인식 전환과 실천적인 노력 또한 중요하다.

곶자왈 지대는 제주 생태계의 허파이다. 곶자왈 내 요철 지형은 풍부한 지하수 함양지대로 빗물의 42%를 저장할 수 있다. 곶자왈이 빗물을 오랜 세월 품고 인내해 만들어낸 생명수가 제주의 지하수인 것이다.

완연한 봄이 찾아온 요즘, 주말에 시간을 내어 곶자왈을 찾아 자연과 곶자왈의 소중함을 느껴보기를 바란다.





※본란 기고문은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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