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년여 만에 가장 낮은 폭으로 둔화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제주지역 소비자물가지수는 110.96(2020=100)으로 1년 전보다 3.9% 올랐다. 이는 전월 상승률(4.9%)보다 1%포인트 낮은 것으로 제주지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대를 기록한 것은 2021년 10월(3.2%) 이후 17개월 만이다.
지난달 물가 상승률이 3%대를 유지한 이유는 그동안 전방위적인 물가 상승을 이끌어온 석유류 가격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6월과 7월에 각각 7.4%씩 올라 외환위기 때인 1998년 10월(7.6%) 이후 약 2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8월(6.8%), 9월(6.7%), 10월(6.5%), 11월(6.0%), 12월(5.9%), 올해 1월(5.0%), 2월(4.9%), 3월(3.9%) 등 점차 둔화하는 양상이다.
하지만 안심할 때가 아니다.
물가 상승세가 둔화한 것은 전년 동기 물가가 고공비한 데 따른 기저효과 탓이 크다. 여기에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석유류 제외)는 4.8% 상승했다.
근원물가가 전체 소비자물가를 앞지른 것은 2년여 만이다.
여기에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4개 품목을 중심으로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보다 6.8% 상승했다.
이와 함께 생선, 해산물, 채소, 과일 등 기상 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5개 품목의 물가를 반영하는 신선식품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8.4% 올랐다.
특히 향후 불안 요인들이 겹겹이 쌓여 있어 불안감은 여전하다.
당초 이달 초 올릴 계획이었던 전기·가스요금이 보류됐지만 추가 인상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또 국제유가가 다시 뛰고 있어 물가에 영향을 미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정부는 모든 정책적 수단을 동원해 선제적 물가 대응에 나서야 한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제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