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0억원에 팔린 제주칼호텔...주상복합 아파트 '언제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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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4월말 영업종료, 8월에 금융투자회사에 매각됐지만 착공 '감감'
한진그룹에 계약금 10%인 95억원 줬지만 잔금 855억원 납부 지연
식당.편의점 등 원도심 상인들 "텅빈 건물 앞에 두고 장사 어렵다" 호소
지난해 4월 말부터 영업을 종료, 입구에 바리게이트가 설치된 제주칼호텔 전경.
지난해 4월 말부터 영업을 종료, 입구에 바리게이트가 설치된 제주칼호텔 전경.

제주 관광의 상징이었던 제주칼(KAL)호텔이 1년째 문을 닫은 가운데 주상복합 아파트 신축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주변 상인들이 울상이다.

10일 한진그룹 자회사 칼호텔네트워크에 따르면 경영 악화와 적자 누적으로 지난해 8월 제주칼호텔을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인 제주드림피에프브이(PFV)에 팔았다.

매각금액은 950억원으로, 한진그룹은 계약금의 10%인 95억원을 받았다. 그런데 매수자는 8개월이 지나도록 잔금 855억원을 한진 측에 주지 못했다.

이로 인해 소유권 이전 등기가 이뤄지지 않았고, 제주시에 호텔 철거는 물론 공동주택 사업계획 승인서도 제출하지 못했다.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는 대형 부동산 개발을 추진하기 위해 투자자들이 자금을 출자, 설립한 페이퍼 컴퍼니다.

해당 매수자는 잔금 855억원을 마련하지 못해 주상복합 아파트 공사가 지연된 것으로 알려졌다.

칼호텔네트워크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호텔 철거에 이어 아파트가 착공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자금 사정이 어려운지 매수자가 잔금을 주지 못하고 있다”며 “잔금 납부기간은 정해지지 않았고, 사업 추진 소식이 없어서 답답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1974년 완공된 19층 규모의 특급호텔인 제주칼호텔은 48년의 역사를 뒤로하고 지난해 4월 30일 문을 닫았다.

1년째 문을 닫고, 공사도 진행되지 않으면서 주변 식당과 편의점, 술집 업주들은 매출 하락을 호소했다.

호텔 주변 한 상인은 “호텔 문을 닫으면서 관광객이 사라졌고 장사마저 어려운데, 기대했던 주상복합은 언제면 들어설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쉬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제주의 랜드마크였던 제주칼호텔의 민간 매각이 아닌 공공 매입을 통해 도민 휴식공간과 워케이션센터 조성을 검토했었다.

휴가지 원격 근무를 뜻하는 워케이션은 일(work)과 휴가(vacation)의 합성어로, 일과 휴식, 관광을 결합한 근무 트렌드다.

제주도는 감정평가액(687억원)에 맞춰 공공 매입을 추진했지만 민간 투자자가 950억원을 제시해 공공건물 활용 방안은 없던 일이 됐다.

지난해 4월 말 호텔 영업 종료 이후 직원 190명 중 107명은 희망퇴직했고, 73명은 서귀포칼호텔로 고용이 승계됐다.

한진그룹은 2021년 말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통해 토지 11필지(1만2678㎡)와 건물 2동(3만8662㎡) 등 제주칼호텔 처분을 결정했다.

1974년에 세운 제주칼호텔(19층·72m)은 2014년 제주롯데시티호텔(22층·89m)이 들어서기 전까지 도내 최고층 빌딩이었으며 1970~2000년대 제주 관광의 상징 역할을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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