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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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영 편집이사 겸 대기자

그리스신화에서 이카로스는 새의 깃털을 밀랍으로 붙인 날개를 달고 날아오른다.

그는 태양에 가까이 가지 말라는 아버지의 경고를 잊고, 더 높이 날고 싶은 욕망을 억제하지 못해 결국 뜨거운 태양열 때문에 날개가 녹으면서 추락해 죽는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뒤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여당인 국민의힘은 압승을 거두며 지방정치의 지형을 바꿨다.

이어 지난 3월 8일 치러진 전당대회에서 ‘친윤’인 김기현 대표가 선출됐고, 최고위원도 모두 ‘친윤’ 후보가 당선되면서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든든한 날개를 달며 하늘 높이 날아오를 준비를 마쳤다.

▲최근 여권의 든든한 날개로 여겨졌던 도지사와 최고위원들의 실언과 일탈이 잇따르고 있다.

김재원 수석 최고위원은 전대 직후 전광훈 목사 예배에 참석해 5·18 정신의 헌법 수록에 대해 “불가능하다. 반대한다”고 하더니 윤석열 대통령의 제주 4·3 추념식 불참과 관련해 “3·1절과 광복절보다 격이 낮은 기념일”이라고 해 물의를 빚었다.

그는 논란이 계속되자 결국 공개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4·3에 대한 태영호 최고위원의 발언도 논란이 됐다. 전당대회 후보 시절 “4·3은 김일성 지시에서 비롯된 공산주의자들의 무장폭동”이라고 했다. 태 의원은 4·3 추념식이 열린 지난 3일 제주도민들에게 사과할 의향이 없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어떤 점에서 사과해야 하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또 지난 5일에는 국민의힘 ‘민생119’ 위원장인 조수진 최고위원이 양곡관리법 대안으로 ‘밥 한 공기 다 비우기’ 캠페인을 제안했다가 당 안팎에서 거센 비판을 받았다.

여당 소속 광역단체장들의 처신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관내에 산불이 났는데도 김진태 강원지사는 근무시간에 골프연습장을 가고, 김영환 충북지사는 술자리에 참석해 물의를 빚었다.

이 같은 상황이 계속되자 김기현 대표는 지난 6일 “당 대표로서 경고한다. 이 시각 이후 당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당을 부끄럽게 만드는 언행에 대해 지휘고하를 막론하고 당 대표에게 주어진 권한을 보다 엄격하게 행사하겠다”고 공개 경고했다.

▲이카로스의 운명에서 보듯 아무리 날개가 크고 강해도 한없이 날아오를 수 없다.

날개가 없으면 추락하지도 않지만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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