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과고독(鰥寡孤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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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업 전략사업본부장 겸 논설위원

“늙어서 아내가 없는 이를 홀아비(鰥)라고 하고, 늙어서 지아비가 없는 이를 과부(寡)라 하며. 늙어서 자식이 없는 이를 홀몸(獨)이라 하고, 어려서 어버이가 없는 이를 고아(孤)라 합니다. 이 네 부류 사람들은 천하에 가장 궁색한 백성으로 어디다 호소할 데가 없습니다.”

“이에 옛날 주(周)나라 문왕은 정치를 행하고 어짊을 베풀 때 반드시 이 네 부류를 보살폈습니다. 문왕처럼 가난하고 외로운 사람을 먼저 돌보는 것이 왕도(王道)입니다.” 제(齊)나라 선왕이 왕도정치에 대해 묻자 맹자가 이같이 답했다고 한다.

여기서 유래된 사자성어가 환과고독(鰥寡孤獨)이다. ‘외롭고 의지할 곳이 없는 사람’을 이른다. 겉뜻은 홀아비, 과부, 어리고 부모가 없는 사람, 늙고 자식이 없는 사람을 일컫는다. 그야말로 가난하고 힘없는 백성들로서, 스스로 자력으로 살아가기 힘든 사람들이다.

▲가족 없이 혼자 사는 사람들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2021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33.4%에 해당하는 716만 5788가구가 나 혼자 산다. 전년 대비 52만2000가구(7.9%) 증가한 규모로 3가구 중 1가구 꼴이다. 제주 역시 마찬가지다.

이제 1인 가구는 시대적 흐름을 넘어 대세가 된 듯싶다. 인구 고령화와 저출산 기조 심화, 비혼 풍조 만연 등이 맞물린 결과다. 문제는 1인 가구의 절반 가까이가 빈곤 상태에 놓여 있다는 점이다. 맹자식으로 얘기하자면 상당수가 환과고독에 속하는 사람들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2022년 빈곤통계연보’에서 2020년 1인 가구 빈곤율이 47.2%로 집계된 것이다. 1인 가구의 빈곤율은 고령으로 갈수록 높았다.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7명 이상이 빈곤 상태인 게다. 성별론 여성 1인 가구 빈곤율(55.7%)이 남성(34.5%)보다 휠씬 높았다.

1인 가구 급증이 사회적 고립뿐 아니라 경제적 어려움이란 사회문제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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