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없는 들불축제 방향성 재검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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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불축제는 가축 방목을 위해 마을별로 불을 놓았던 목축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현한 제주지역 대표 문화관광 축제다.

풍요를 기원하고 액운을 떨친다는 의미로 오름 전체에 불을 놓는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오름 전체가 불에 타는 모습이 알려지면서 전국적인 관심을 끌었고, 2015년에는 문화체육관광부 지정 우수축제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들불축제 불 놓기 행사가 2년 연속 취소되면서 향후 축제의 방향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지난 11일 열린 제주도의회 도정질문에서 들불축제와 관련 “시민들과 국민들이 좋은 축제로 평가했을 만큼 우수 축제로 발굴됐지만 축제 개최시기가 산불에 상당히 취약한 시기”라며 “도정이 지속가능한 생태적 접근을 하고 있는데 그에 부합하는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사실상 불 놓기 행사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1997년 옛 북제주군 마을별로 돌며 소규모 축제로 시작돼 2000년부터 새별오름으로 장소를 옮긴 들불축제는 수복강녕과 풍요를 위해 매해 정월대보름에 맞춰 개최됐다. 하지만 추위와 강풍 등 악천후가 반복되자 2013년부터는 겨울이 아닌 봄에 열리고 있다. 우수축제로 선정될 만큼 들불축제에 대한 전국민의 관심도 높았지만, 오름 훼손과 탄소 배출 등 환경 문제 지적도 계속돼 왔던 것이 사실이다.

새별오름 주변에 거대한 주차장이 조성되면서 환경훼손 논란이 일었고, 오름에 불을 놓기 위해 화약과 기름을 사용해 기후변화 시대에 역행한다는 지적도 계속됐다. 들불축제의 하이라이트인 불 놓기 행사가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축제의 방향성 재검토는 불가피해졌다.

행사를 주최하는 제주시는 제주 목축문화인 ‘들불 놓기’를 재해석하는 등의 새로운 축제 발전 방향을 마련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행정의 일방적 결정이 아닌, 집단지성이 필요한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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